중국의 사드보복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한현옥 클리오 대표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클리오는 공효진 화장품으로 유명한 색조전문 화장품 기업인데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면서 실적이 급증해 지난해 코스닥에도 입성했다.

  한현옥, 사드보복 완화에 클리오 중국사업 성장 기지개  
▲ 한현옥 클리오 대표이사.
클리오 관계자는 25일 “중국법인에 따르면 현지에서 사드배치로 한국제품에 부정적이었던 여론이 예전보다는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6월부터는 사드리스크 완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이해찬 특사의 중국방문을 계기로 중국의 사드보복 기조가 누그러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클리오는 사드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수익성이 높은 도매수출부문에서 타격을 입었다. 도매수출은 중국 당국의 위생허가를 받지 않은 제품들을 현지 도매상에게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클리오는 1분기에 영업이익 59억 원을 거뒀다. 2016년 1분기보다 48% 줄었다.

사드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올해 전체실적이 뒷걸음질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중국의 사드보복이 완화될 공산이 커지면서 한 대표는 한숨돌릴 수 있게 됐다.

중국은 색조를 전문으로 하는 클리오의 성장에서 중요한 시장이다. 클리오가 연매출 2천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중국시장이었다.

한 대표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젊은층의 색조화장 열풍과 K-뷰티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클리오의 매출폭발을 기대하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색조화장품시장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0.8%씩 확대됐다. 중국 여성들 한 사람 당 연간 색조화장품 소비액은 2.9 달러로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34~35달러)의 약 12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 앞으로 이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색조화장품 소비세가 인하되면서 소비자 가격이 낮아졌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한다.

한 대표는 중국에서 헬스앤뷰티(H&B)숍인 GS왓슨스,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등에 입점을 늘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또 클리오가 만든 로드숍 클럽클리오와 페리페라 매장도 늘리고 있다.

한 대표는 중국리스크를 경험해 본 만큼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동남아 진출로 새로운 판로도 개척하고 있다.

그는 “중국을 비롯해 미얀마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진출확대로 3년 내 매출 6천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5월에 미얀마에 클럽클리오 1호점을 열었고 2호점을 준비하고 있다. 필리핀과 말레이사아에서도 클럽클리오 1호 매장 개점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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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효진씨가 광고하는 클리오 립메이크업 제품.
한 대표는 처음부터 화장품 업계에 몸담았던 것은 아니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원, 법률사무소, 리서치연구소 등을 거쳤다. 마지막으로 다녔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그 회사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고려했던 화장품사업을 직접 해보기로 결심하고 1993년 클리오를 세웠다.

당시 대부분의 화장품업체들이 기초화장품에 주력하고 있었는데 한 대표는 앞으로 색조화장품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색조화장품에 올인했다.

한 대표는 색조화장품이 발달한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중소화장품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발주해 그 상품에 클리오라는 상표를 붙여 팔았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클리오 제품은 올리브영이나 GS왓슨스 같은 헬스앤뷰티숍(H&B)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고 해외에도 진출했다.

한 대표의 선구안 덕분에 클리오는 창립 후 24년 동안 매년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