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동작제어장치 전문기업 아진엑스텍이 로봇산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최대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호 대표는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력을 키워 아진엑스텍의 중국 로봇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 로봇시장 확대로 올해 영업이익 7배 늘 듯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18일 “아진엑스텍은 4차산업의 핵심인 로봇의 '심장' (즉 모션제어칩)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며 “전방산업(산업의 흐름에서 소비자에게 가까운 산업)인 반도체·유기발광다이오드(OLED)산업과 로봇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사상최고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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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 |
아진엑스텍은 모션제어칩을 생산한다. 모션제어칩은 자동화장비에 들어가 모터의 회전수와 속도를 제어하는 칩으로 동작을 제어하는 핵심기술이다. 아진엑스텍은 국내에서 유일한 모션제어칩 생산기업으로 RMC(로봇용 모션제어칩)와 GMC(범용 모션제어칩) 등 2종을 판매한다.
아진엑스텍은 GMC부문에서 삼성그룹의 OLED장비 자회사인 세메스를 최대매출처로 두고 있으며 주성엔지니어링과 원익IPS, 프로텍 등 500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외국의 경쟁업체보다 높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왔다.
김 대표는 2014년 아진엑스텍이 보유한 모션제어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시장 가운데 로봇시장의 성장에 주목했다.
김 대표는 1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로봇 첨단기술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보유했고 큰 시장은 중국에 있다”며 “선진국과 중국 사이 샌드위치 신세를 면하려면 선진국의 기술력으로 거대한 중국시장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산업용 로봇의 판매량은 2010년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고 특히 중국에서 2013년 이후 가장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5년 중국의 산업용 로봇 판매량은 6만8600대를 기록하여 유럽 전체의 판매량인 5만100대를 넘어섰다.
아진엑스텍은 4월20일 중국 절강성 항주 국진로봇기술유한공사와 6축 산업용 로봇 제어장치와 진동테스트베드용 제어장치 시스템 공동개발 및 구매 업무협약을 맺었다. 김 대표는 이 협약을 통해 중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로봇 판매량은 4차산업혁명을 맞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로봇은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더 많아져 자동화가 많이 진행된 전기전자분야와 자동차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자동화를 통해 오류를 줄이고 생산비용을 낮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로봇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 사람의 중요성 깨닫고 인재영입에 매진
김창호 대표는 전자통신연구원에서 근무했던 동생에게 아이디어를 얻어 반도체장비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직원들을 기술개발에 매진하도록 하고 직접 승합차 한 대를 끌고 전국으로 영업을 뛰었다.
창업하기 전 김 대표는 전도유망한 보험사 영업소장이었다. 경북대학교 경제학과에 다닐 때 한 교수로부터 '증권과 보험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말을 듣고 알리안츠생명보험에 관리직으로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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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호 대표는 중국 국진로봇기술유한공사 경영진과 만나 공동 연구개발(R&D) 성과 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
그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보험사 관리자로 근무할 때 직원들이 목표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관리자와 직원의 공동책임으로 여겨져 교육 등 여러 방면에서 직원 관리에 힘썼더니 최고의 성과를 내게 됐다”며 “이 경험을 토대로 기업 성장의 주역은 직원임을 깨달았고 공생을 경영의 모토로 삼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연구개발비로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배정하는 등 기술력을 강조해왔다. 아진엑스텍 직원들가운데 36%는 연구원이다.
그러나 회사가 커지면서 연구를 담당할 인재를 모으기 쉽지 않았고 김 대표는 마침내 2014년 코스닥에 이전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 그는 “수도권에 고급인력이 편중돼 있는 탓에 비상장 중소기업들은 고급인력을 확보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이전 상장에 기대하는 것은 우수인력 확보의 활로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으로 얻게 된 투자금으로 연구인력을 확보해 로봇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김 대표는 2010년 출범한 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에서 회장을 맡으면서 중국 로봇포럼 등에 참석하고 대구의 국제로봇산업전 등을 기획하는 등 로봇산업의 호황기를 준비해왔다. 아진엑스텍은 올해 중국 절강성 항주에 로봇시티와 로봇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등 로봇사업에서 중국정부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중국정부 및 유관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탄탄히 구축할 것”이라며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고 사업화를 지원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