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거두고 주택수주를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가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주가상승에 따라 매각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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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17일 “대우건설이 그동안 고전해왔던 해외사업 원가율을 현상태로 유지한다면 경영목표를 훌쩍 웃도는 영업이익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며 “대우건설이 경쟁사보다 취약했던 수도권 정비사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앞으로 수익성 개선과 외형성장을 둘다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해외사업장의 잠재적 손실을 미리 반영해 그동안 100%를 웃돌던 해외사업 원가율이 올해 90%대로 떨어졌다. 대우건설이 올해 경영목표로 내세운 7천억 원보다 훨씬 더 많은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박창민사장이 수익성 좋고 미분양 위험도가 낮은 국내 주택재건축사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점도 호재다.대우건설이 올해 들어 확보한 재건축일감만 약 1조7천억 원이 넘는데 이는 업계 1위에 해당한다.
대우건설 주가는 17일 7820원으로 장을 마쳐 8천 원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해 50% 넘게 올랐다.
박 사장은 대우건설 주가를 지금의 두 배 수준인 1만3천 원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대우건설을 ‘매력적인 매물’로 바꿔놔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박 사장은 이를 위해 실적뿐 아니라 다른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을 받고 있는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신도시사업의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런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이 사업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분당신도시의 두 배 크기인 신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인데 사업비 규모가 2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건설이 올해 안에 이 사업의 도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박 연구원은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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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대우건설 주가가 올해 들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대우건설이 올해 호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될 뿐 아니라 주택사업과 해외신도시사업 수주에 나서면서 성장전망이 밝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창민 사장이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사실상 모두 다졌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대우건설은 올해 하반기에 매각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가 오르고 실적개선 전망이 밝아도 산업은행이 새 정부 출범으로 수장 교체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 올해 안에 매각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거취가 대우건설 매각추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금융인 모임을 이끄는 등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힌다. 새 정부에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교체될 가능성이 떠오른다.
반면 문재인정부가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만큼 정부조직을 개편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 기간 동안 이 회장이 자리를 보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이 거취가 불분명한 만큼 서둘러 매각을 추진하기보다 새 정부의 후임자에게 공을 넘길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