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회사 경영권을 넘기라는 요구를 받았다.
야후는 보유하고 있던 알리바바 주식이 상장 후 가치가 크게 올라 이익을 봤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주력사업에서 실적개선이 이뤄지지 않자 메이어 CEO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품고 있다.
▲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
앨버트 사포르타 얼터너티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앤드 리서치 대표는 메이어 CEO에게 “야후가 현재 경영진보다 손정의 회장 아래에서 더 잘 될 것”이라며 합병을 요구했다. 이 서한은 손정의 회장에게도 보내졌다.
사포르타 대표는 “야후의 보유 현금을 투자할 수 있는 권한을 손 회장이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포르타 대표는 야후가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 등 다른 기업 지분가치가 야후 시가총액보다 높다며 사실상 야후의 사업 자체는 마이너스로 평가받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야후의 시가총액은 약 400억 달러로 야후의 알리바바 지분(약 380억 달러)과 야후재팬 지분(약 80억 달러)을 합친 것보다 작다. 이 때문에 야후의 가치가 사실상 사업 외 자산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알리바바가 지난 19일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야후는 보유하던 알리바바 지분을 매각해 거액의 현금을 챙겼다. 야후는 알리바바 지분 약 7% 가량을 매각해 83억 달러를 손에 넣었다. 마이어 CEO는 지분처분으로 얻은 수익의 약 절반을 주주들에게 돌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야후는 여전히 알리바바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야후는 알리바바 지분에 대해 락업(자진보호예수) 조치를 취해 1년 동안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어 CEO가 경영과 관련해 서한을 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스타보드 밸류는 야후 주식을 매입하고 메이어 CEO에게 아메리칸온라인(AOL)과 합병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타보드 밸류는 메이어 CEO 체제 2년 동안 야후는 광고사업이 정체되고 SNS와 모바일 분야에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AOL과 합병하면 시너지를 발휘해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이어 CEO는 서한의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야후는 올해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주들이 야후 실적 회복을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메이어 CEO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로라 마틴 니드햄앤드컴퍼니 애널리스트는 “메이어가 회사를 살릴 수 있을지가 아니라 그에게 그렇게 할 시간이 주어질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