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소형SUV 코나를 출시하지만 글로벌에서 SUV의 경쟁력을 강화하기까지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올해 6월 국내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소형SUV 코나를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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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국내 소형SUV 수요만 연간 10만 대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세계적으로 SUV 수요가 강세를 보이면서 코나는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를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SUV 수요가 주요시장인 미국에서 정점에 도달한 징후가 보이면서 현대차는 마음이 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4월 미국의 소형트럭 및 RV 판매량은 지난해 4월보다 0.1% 줄었다. 감소폭이 크지 않지만 미국 SUV 판매성장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현대차는 준중형SUV 투싼보다 작은 차급의 코나를 출시해 SUV제품군에서 공백을 메울 수 있다.
하지만 닛산 주크, 쉐보레 트랙스, 혼다 HR-V, 뷰익 앙코르, 지프 레니게이드 등이 이미 미국에서 팔리고 있어 코나는 후발주자로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국내 소형SUV 시장에서도 쌍용차 티볼리가 독주하고 있고 기아차 니로, 르노삼성차 QM3, 한국GM 트랙스 등 경쟁상대가 만만치 않게 자리잡고 있다.
포브스는 “현대차가 내년부터 미국에서 코나를 본격적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익성이 높은 소형SUV 시장에 진출하기까지 앞으로 1년 정도가 걸리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가 글로벌 소형SUV 시장에서 뒤늦게 진입한 데다 생산능력의 한계로 공급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현대차는 코나 출시하기 전에 국내 울산1공장에 소형SUV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한동안 이 공장에 생산한 물량으로 국내외 수요를 소화해야 한다. 국내에서 코나가 인기를 끌게 되면 생산능력의 한계로 코나의 해외 출시일정을 조정할 수도 있다.
코나를 출시한 이후에는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대형SUV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현재 국내에서 준중형 투싼, 중형 싼타페, 대형 맥스크루즈를 판매하고 있는데 코나 출시로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체 차급을 아우르는 SUV 제품군을 구축할 수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2012년에 맥스크루즈 판매를 중단하면서 대형SUV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중형과 대형SUV를 포함해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 6종을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2019년에 제네시스 중형SUV 출시한 이후에 대형SUV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향후 2~3년 동안 글로벌시장에서 대형SUV 수요를 끌어올 해법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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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코나' 티저 이미지. |
코나 출시를 앞두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홍보활동을 하는 등 코나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판매감소가 두드러지면서 코나로 SUV 수요를 끌어와 분위기를 반전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세단 중심의 내수시장에 안주하면서 세계적인 SUV 선호 흐름을 따라가는 데 뒤쳐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중국, 신흥국에서 현지 전략형SUV를 출시하면서도 미국에서는 쏘나타, 엘란트라 등 세단 판매를 확대하는데 집중하면서 SUV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는 “미국을 비롯해 해외 고객들이 SUV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 현대차의 SUV 제품은 싼타페와 투싼 단 2종뿐이었다”며 “반면 경쟁회사들은 다양한 SUV는 물론 CUV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고급 완성차회사 조차 여러 종류의 SUV를 갖추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