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는 어디까지 내려갈까?
삼성증권이 4조 원대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놓은 데 이어 다른 증권사들도 앞다퉈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3조 원대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도 연일 신저가로 추락하고 있다.
◆ 갤럭시노트4 출시 약발 못받아
삼성전자 주가는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만1000원(0.95%)내린 115만원에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장중 한때 114만1000원까지 떨어지며 전날 세웠던 ‘52주 신저가’ 기록을 단 하루 만에 다시 쓰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갤럭시노트4’의 국내 출시를 알리는 등 호재가 있었지만 기대됐던 신제품 출시 효과는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 주가가 신저가 행진을 기록하는 것은 최근 증권가에서 잇달아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3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의 전망치 하향 조정 러시에 불을 댕긴 곳은 삼성증권이었다. 삼성증권은 지난 22일 삼성전자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4조7천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1조 원이나 내린 것이다.
지난달 27일 증권사 중 처음으로 5조 원대 영업이익을 예상했던 현대증권도 같은날 전망치를 4조 원대로 내렸다. 현대증권은 삼성증권보다 낮은 4조1950억 원을 예상했다.
증권사들의 예상 실적 낮추기 경쟁은 24일에도 이어졌다.
유진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 교보증권, 메리츠증권, 아이엠투자증권이 모두 4조 원대로 영업이익을 낮췄다. 이들 5개사의 평균 목표주가도 157만 원에서 149만 원으로 낮아졌다.
◆ 증권업계 “4조도 장담키 어렵다”
특히 이날 눈길을 끈 곳은 동양증권과 LIG투자증권의 전망치였다. 두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3조9500억 원과 3조9300억 원으로 내다봤다. 4조 원대 영업이익 전망치가 나온 지 불과 이틀 만의 일이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내리게 된 공통적 원인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의 부진이다. 예상보다 부진이 훨씬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재윤 동양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의 3분기 실적부진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하반기부터 고사양 스마트폰 경쟁의 심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7% 늘어난 8100만대에 그치고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17.3% 하락한 249달러로 예상된다”며 “IM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나 급감한 2조3천억 원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성호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는 메모리 반도체사업 외에 수익을 기대할 만한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삼성전자 IM 부문은 판매량 부진과 가격경쟁 심화, 재고와 마케팅 비용 발생이라는 3중고를 겪으며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다”며 “이는 디스플레이와 시스템 LSI 부문의 적자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4조 원 전망이 단 이틀 만에 깨지면서 증권사들의 추가적인 전망 하향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부에서 증권사들이 과도하게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실적부진 전망을 뒤집을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