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홈플러스 사장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김 사장은 글로벌 소비재회사인 P&G에서 마케팅능력으로 인정을 받았는데 홈플러스도 체질을 바꿔내는 데 성공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이 홈플러스 매장을 중심으로 펼친 ‘선택과 집중’ 마케팅이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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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현 홈플러스 사장. |
2014~2015회계연도에 영업손실 1490억 원을 봤던 데서 흑자전환했다. 홈플러스가 시장점유율 25%를 넘어섰던 2013~2014회계연도 영업이익 2408억 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김 사장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사장으로 영입돼 2016년 1월 취임하자 곧바로 체질을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영업점을 매주 찾아 매장 디스플레이를 직접 챙겼다.
그는 “물건이 많은 것보다 소비자가 사고 싶은 물건을 적재적소에 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형마트는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이 물건을 사고 싶도록 만들어야 하는 곳인 점을 직원들에게 수천 번 당부했다”고 말했다.
매장에서 취급하는 물건의 수를 줄였다. 불필요한 매대를 치우고 경쟁력이 낮은 자체브랜드(PB)는 과감하게 정리했다. 대신 주요 소비층을 파악해 대표상품을 홍보하고 이들의 편의성을 높인 매장구조로 바꿔냈다.
지난해 12월에 개점한 홈플러스 파주운정점은 다른 영업점보다 물품 수가 20% 정도 적고 복도와 아동매장이 넓다. 아이를 데리고 오는 주부가 주요 고객층인 점을 감안했다.
김 사장은 “매대를 치우자고 했을 때 직원들이 매출감소를 걱정하며 반대했지만 1개월 뒤 매출이 오히려 늘었다”며 “불필요한 자체브랜드도 모두 정리했더니 매출이 이전보다 더 잘 나왔다”고 말했다.
신선식품과 단독상품 등 대형마트에 유리한 상품마케팅에도 힘을 실었다. 신선식품은 과일과 육류 등 신선도가 중요한 상품을, 단독상품은 기존 제품의 크기와 형태를 바꿔 매장을 직접 찾은 소비자만 살 수 있는 상품을 뜻한다.
홈플러스는 고객이 신선식품의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면 즉시 바꿔주는 ‘신선품질보장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신선식품의 모든 유통기준을 강화하고 품목별로 소비자의 불만과 반품율 등도 분석하는 체계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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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 파주운정점. |
김 사장은 “앞으로 신선상품, 단독상품, 온라인 등 세 부문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며 “특히 신선식품은 직접 보고 고르려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홈플러스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장도 주요 소비층에 맞춰 상품을 배치한 결과 2016년 매출이 2015년보다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주택가 근처는 신선식품,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은 가정간편식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한국P&G 대표이사를 거쳐 P&G아세안 총괄사장으로 일했는데 당시도 매년 최대매출을 경신했다. 2015년 P&G본사의 신규시장부문 부사장이 되면서 당시 P&G 아시아계 임직원 가운데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한국P&G 대표 시절 팬틴과 페브리즈 등 핵심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