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홍하이그룹이 일본 소프트뱅크, 애플과 함께 손잡고 대규모 연합군을 구축해 도시바가 매각하는 반도체사업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NHK는 14일 “애플이 홍하이그룹의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에 출자해 20% 정도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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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 |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가치가 약 20조 원으로 추정돼 애플은 4조 원 정도를 출자할 것으로 추산된다.
애플은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에 직접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받았다. 직접 부품사업을 운영한 경험이 거의 없어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폰 위탁생산업체인 홍하이그룹과 애플이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도시바 반도체 지분도 확보할 경우 안정적으로 낸드플래시 수급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는 홍하이그룹이 소프트뱅크에도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에 출자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과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오랜 친분관계가 있다. 이들은 최근 미국 IT펀드 투자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으로 논의도 진행했다.
홍하이그룹은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에 약 30조 원의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만큼 자금확보를 위해 애플과 소프트뱅크에 모두 협력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정부가 반도체 기술유출을 우려해 홍하이그룹의 인수에 난색을 표한 것이 일본기업인 소프트뱅크에 손을 내민 가장 큰 이유라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과 홍하이그룹, 소프트뱅크가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우 인수경쟁에 뛰어든 SK하이닉스의 성공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 있다.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애플에 낸드플래시 공급이 줄어들거나 홍하이그룹의 공격적인 생산투자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의 컨소시엄도 유력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이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제동을 걸었다.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의 향방이 점점 예측할 수 없게 흘러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