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 합작회사를 세우기로 하면서 환승객 탑승률을 높이고 신규노선을 늘리는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30일 "조인트벤처(합작회사)는 좌석 일부와 수속 카운터 등을 공유하는 코드쉐어보다 높은 수준의 전략적 제휴"라며 "장기적으로 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 함께 미주 250여 개와 아시아 80여 개 도시의 노선에서 조인트벤처를 를 운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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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 첫번째)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29일 그랜드하얏트인천에서 델타항공과 합작회사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모습. |
대한항공 관계자는 “델타항공과 양해각서 체결을 시작으로 향후 주요 협상을 세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직 협상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운영해 장거리노선에 이어 단거리노선에서 수요를 확보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한국을 들러 다른 아시아국가로 여행하는 환승객들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윤 연구원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다른 아시아노선으로 환승하는 환승객들이 증가하면서 단거리노선 탑승률도 상승하는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파악했다.
황현준 이베스트증권 연구원도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운영해 환승객 탑승율을 개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국적사 가운데 가장 많은 환승객을 유치하는 항공사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5년 상반기와 2016년 상반기에 각각 전체 인천공항 환승객 가운데 67%와 65%를 수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단거리노선 보다는 장거리노선 이용객을 끌어오는 데 주력했는데 조인트벤처를 통해 단거리노선에서도 탑승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운항횟수 당 탑승객 수가 높은 상위 10개 노선 가운데 파리, 프라하, 마드리드, 로마, 로스앤젤레스, 싱가포르 등 6개 노선이 장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이 탑승률 상위 10개 노선 가운데 7개 노선이 단거리인 것과 대비됐다.
대한항공은 이번 조인트벤처를 통해 미주노선도 강화할 수 있다. 델타항공과 미주노선을 공동경영하기 때문에 노선별 운항시간 뿐 아니라 신규노선을 운항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이 운영하는 8개 노선을 증편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델타항공은 일본에서 애틀란타, 시애틀, 호놀룰루 등을 오가는 5개 노선과 한국에서 시애틀, 애틀란타 등을 오가는 3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3년 7월 델타항공과 공동운항을 중단한 경험이 있다.
그 여파로 2013년 33.9%였던 환승객 매출비중은 2015년에 28.1%로 5.8%포인트가 줄었다. 환승객 매출도 같은 기간 4천억 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금융업계는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