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밝아졌다. 4년 동안 진행됐던 ‘신한사태’ 상처를 딛고 일어설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대란에서 비켜있고 지난해 장사를 잘해 순이익에서 1위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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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
20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한 회장은 최근 신한카드 부정사용방지 시스템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팀에게 금일봉을 지급하고 노력을 격려했다. 한 회장은 ‘다른 카드회사와 달리 어떻게 정보유출을 피했느냐’는 질문에 “직원들이 정해진 정보보호 관련 규정을 잘 지킨 덕분”이라고 기분좋게 말했다. 그 기분을 관련 직원들에게 보상금 지급으로 나눈 것이다.
신한은행은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사태의 ‘무풍지대’다.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도 신한은행의 이미지는 더욱 좋아졌다. 지난 19일 1억400만 명의 고객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코리아크레딧뷰로의 전 직원인 박모씨는 청문회에 나와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물리적 보안이나 보안규정이 까다로워 아예 정보를 빼낼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신한은행으로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더욱이 지난해 좋은 실적도 냈다. 국민, 하나, 우리, 신한 등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은 2013년 1조9028억원으로 순이익 1위를 달성했다. 2위인 국민(1조2830억원)과는 5000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2012년에는 하나(1조5293억원)가 1위였고 신한(1조4595억원)은 2위였다.
한 회장은 "투ㆍ융자 복합상품, 다양한 대체투자 등 넒은 관점에서 고객 및 보유자산의 운용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1위 자리를 올해에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상복도 터졌다. 금융전문지 더 뱅커(The Banker)는 신한금융그룹을 ‘글로벌 500대 금융 브랜드 (Top 500 Banking Brand)’ 가운데 국내 1위, 글로벌 43위로 선정했다. 신한은 2012년 국내 금융그룹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57위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3년 연속 대한민국 1위를 기록하게 됐다. 19일에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에서 11년 연속 은행산업부문 1위 및 9년 연속 All Star기업(전체기업 중 상위 30위 기업)으로 선정됐다.
불과 1달 전만 해도 한 회장은 ‘신한사태의 후폭풍’에 시달렸다. 2013년 말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신상훈 전 사장의 복직 요구 공세에 힘들어 했다. 한 회장은 “신한사태 해결과 종식을 위해 관계된 모든 분들이 모든 걸 내려놓고 반성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1월14일 “‘금융회사 고객정보 유출관련 긴급간담회'에서 "신 전 사장과 갈등이 더 이상 없다"고 말했는데, 주변에서는 이 말을 사실상 신한사태의 종결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