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추진 당시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를 챙겨보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 심리로 열린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통령이 2015년 6월경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상황을 잘 챙겨봐달라’고 지시했다”며 “‘챙겨보라’는 일반적인 지시였지 합병에 대해 어떻게 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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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왼쪽)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이 15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대한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
최 전 수석은 “대통령 지시에 따라 노홍인 선임행정관에게 상황을 파악해보라고 지시했고 이후 다른 행정관을 통해 보고받았지만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는 않았다”며 “의결권 행사 절차와 규정 관련된 내용이 주였고 적법하게 진행되면 된다고 생각해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반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최 전 수석의 진술과 배치되는 증언을 했다.
특검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통령이 의결권 행사 문제를 잘 챙겨보라는 지시나 말을 한 적이 있나”라고 묻자 안 전 수석은 “그런 건 없었다”고 답했다.
안 전 수석은 “개인적으로라도 합병 건을 챙겨보라는 지시가 없었다”며 “그런 사실이 있었으면 내가 메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김현숙 고용복지수석을 통해 최 전 수석이 특검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특검은 “최 전 수석이 1월5일 특검조사를 받은 다음날 대통령이 김현숙 수석에게 전화해 최 전 수석이 무슨 발언을 했는지 알아보라고 해서 놀랐다고 진술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은 “그렇다”며 “최 전 수석이 조사를 받은지 몰랐는데 그런 얘기를 해서 놀랐다”고 답했다.
김 비서관은 15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대통령이 제게 지시해 최원영 전 고용복지수석의 진술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는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의 증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