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폭염에 '에어컨' 수요 급증 전망, 재생에너지 활용한 '친환경 냉방' 도입 목소리 높아져

▲ 나이지리아 라고스 시내에서 한 노동자가 에어컨을 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극한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이 기후변화 시대의 생존 필수품으로 떠오르며 향후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컨 보급 확대에 대응해 냉방에 필요한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사설을 통해 이제는 에어컨을 필수적인 기후변화 적응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논평했다.

가디언은 "프랑스인의 58%는 여전히 환경 보호를 위해 에어컨을 설치하느니 차라리 더위를 참겠다고 답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이같은 생각만으로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서는 더워지는 지구에서 자신을 보호할 기술없이 위험에 처해있는 수십억 명이 넘는 사람들을 위해 에어컨을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예일대 연구진이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 헬스'에 등재한 연구 결과를 보면 에어컨은 미국 국내 온열질환 사망자를 절반 이하로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수치로 환산하면 에어컨이 매년 미국에서만 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극한 폭염 위험을 겪는 나라들에 필요한 만큼 에어컨을 모두 보급하게 되면 전력 수요가 급격히 치솟는다는 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25억 대였던 실내 에어컨 보유 대수는 2050년에는 56억 대까지 두 배 이상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인도, 인도네시아 등 더운 지역에 위치한 개발도상국들을 중심으로 에어컨이 급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례로 2020년 기준 4800만 대였던 인도의 에어컨 보유 대수는 2050년에는 11억 대로 23배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력 수요도 이에 따라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하버드 공학 및 응용과학대학원이 내놓은 연구 결과를 보면 인도,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의 2050년 기준 냉방 전력 수요만 해도 이들 국가의 2020년 전체 전력 수요의 약 75%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극한 폭염에 '에어컨' 수요 급증 전망, 재생에너지 활용한 '친환경 냉방' 도입 목소리 높아져

▲ 불가리아 갈라보보에 위치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냉방에 필요한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릴리 리아히 유엔환경계획(UNEP) 건물 냉방 및 에너지 부서 책임자는 6일(현지시각) 재팬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목표는 냉방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더 스마트하고 공평한 냉방을 확대하는 것이 돼야 한다"며 "너무 덥고 습한 지역에서 친환경적 해결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냉방 전력 소비로 발생한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25억 톤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에 달하는 양이다.

냉방 전력 수요를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채우려는 노력이 없다면 2050년 기준 냉방 분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72억 톤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기술만으로도 냉방 장치 가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갖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가 올해 6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옥상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춘 단독 주택은 폭염 기간 동안 하루 5시간씩 에어컨을 자체 생산 전력만으로도 가동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율리 샨 영국 버밍엄대학교 지리·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유로뉴스와 인터뷰에서 "세계는 더 깨끗하고 효율적인 냉방 기술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며 "특히 재생에너지를 통해 취약 계층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냉방을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