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 3사가 AI 데이터센터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확대하면서 전력 사용과 탄소배출 부담이 커져 재생에너지 조달과 전력효율화가 사업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통신업은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 부분이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사용에서 발생한다.
이에 따라 통신 3사는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통신 3사는 미래 성장축으로 AIDC를 낙점하고 관련 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주축으로 울산을 시작으로 대규모 AIDC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2029년부터 5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2035년까지 최대 15GW 규모로 확대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KT는 앞으로 5년 동안 AIDC에 5조 원을 투자해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LG유플러스도 경기 파주에 전력용량 200메가와트(MW) 규모의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AIDC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AIDC 확대로 전력 사용량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통신3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AIDC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규모로 가동하는 특성상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고집적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추기 위한 냉각 설비에도 상당한 전력이 필요한 만큼, AIDC 확충은 통신 3사의 전력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 관리 부담을 동시에 키울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은 이미 전력 사용 확대가 탄소배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SK텔레콤의 2025년 녹색프리미엄 구매 실적을 반영한 시장기반 온실가스 배출량은 104만3431톤으로 2024년 105만9935톤보다 약 1.6% 감소했다. 반면 국가 전력망 기준으로 산정한 지역기반 배출량은 같은 기간 116만6518톤에서 117만3904톤으로 약 0.6%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안정적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통신장비 증설로 전력 사용량과 이에 따른 간접배출량이 늘어난 점을 배출량 증가 원인으로 들었다.
향후 AIDC 사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이런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은 이에 대응해 ‘그린 오퍼레이션·그린 에너지·그린 에셋’의 3대 탄소감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반 기지국 전력 절감과 저전력 통신장비 도입, 지능형 냉방관제, 노후 냉방기 교체, 5G 공동망과 싱글랜 등을 활용해 2050년 예상 전력 사용량의 25%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액침냉각 등 데이터센터 전력 절감 기술 연구도 이어가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은 2030년 65%, 2050년 100%까지 확대한다. 태양광 자가발전과 녹색프리미엄,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활용해 전력 사용 확대에 대응한다는 방침도 마련했다.
SK텔레콤은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향후 에너지 효율 개선과 재생에너지 사용량 증대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 통신 3사의 탄소 감축 경쟁은 전력비·냉각비 절감과 이해관계자의 재생에너지·탄소정보 공개 요구 확대에 따라 AIDC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LG유플러스의 2025년 지역기반 온실가스 배출량은 142만8984톤으로 2024년 141만8397톤보다 약 0.7% 증가했다. 반면 재생에너지 조달 실적을 반영한 시장기반 배출량은 같은 기간 130만6301톤에서 130만5770톤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전력 사용에 따른 탄소배출 부담은 늘었지만, 태양광과 녹색프리미엄 등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통해 시장기반 배출량을 억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고효율 설비 교체와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자가 태양광, 녹색프리미엄,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전환을 확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2023년 6.96%에서 2024년 7.94%, 2025년 8.68%로 높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2022년 대비 2033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54.6% 감축하고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유플러스는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 사용량 절감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 및 운영 효율화 활동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사용 전력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비용은 사업계획에 반영하여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통신 3사 가운데 2025년 지역기반과 시장기반 온실가스 배출량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T의 2025년 지역기반 배출량은 112만3252톤으로 2024년 113만7586톤보다 약 1.3% 감소했다. 재생에너지 구매 실적을 반영한 시장기반 배출량은 같은 기간 111만5534톤에서 106만9213톤으로 약 4.2% 줄었다.
전력 효율화와 함께 재생에너지 조달 확대 효과가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KT는 저전력 네트워크 운영과 통신시설 에너지 최적화, 사옥과 통신실 냉방 효율화 등을 통해 전력 사용량 자체를 줄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전력구매계약(PPA)과 녹색프리미엄, 자가 태양광 발전 등을 확대해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KT는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51.7%, 2040년까지 75.8%를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50년에는 사용하는 전력 전부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도 달성하기로 했다.
KT는 2026 ESG 보고서에서 “기술 기반의 실행력과 전사적 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기후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의 탄소 감축 경쟁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대응을 넘어 AIDC 사업 경쟁력과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전력 사용량이 큰 AIDC에서는 전력효율을 높이면 탄소배출뿐 아니라 전기요금과 냉각비용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고객과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데이터센터 사업자의 탄소배출과 재생에너지 사용 정보를 중요하게 보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문기관 업타임 인스티튜트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재생에너지 정보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공개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타임 인스티튜트의 2025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운영자의 42%가 기업의 지속가능성 관리를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타임 인스티튜트는 2025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조사에서 “정부를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로부터 관련 데이터 공개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