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기후재난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 상품을 팔면서도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화석연료 투자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후솔루션 보고서 '국내 보험사 탈석탄 정책 진단 2026' 표지. <기후솔루션>
기후솔루션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국내 보험사 탈석탄 정책 진단 2026'을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국내 주요 보험사 8개사의 탈석탄 정책을 해외 선도 보험사들과 비교해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기후재난의 손실을 보상하는 주체이면서 동시에 대규모 자산 운용과 화석연료 사업 인수를 통해 기후재난 손실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놓고 기후솔루션은 "재난 청구서를 받는 회사가 그 재난의 원인에 자금을 대고 보험까지 제공하는 모순적 구조"라고 지적했다.
국내 보험사들의 가장 큰 문제로는 매출 비중 임계값의 관대성, 예외 조항의 광범위성, 보험 인수 정책의 구체성 부재 등이 꼽혔다.
매출 비중 임계값은 기후대응을 선언한 보험사가 화석연료 비중이 일정 이상인 기업에는 투자나 보험을 하지 않기 위해 세워둔 기준을 말한다.
현재 매출 비중 임계값을 명문화한 곳은 삼성화재, 삼성생명, 현대해상 등 3개사인데 모두 30%로 두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이는 해외 선도 보험사들의 기준인 5~20%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화석연료 투자 예외 조항도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설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삼성화재의 사례를 보면 2026년 개정안에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보험 중단' 항목의 예외 조항을 배제 규정 전체에 적용되도록 수정했다.
이에 대해 기후솔루션은 배제 대상을 넓히는 동시에 예외가 적용될 수 있는 범위도 함께 넓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보험사들이 예외를 인정하되 그 요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삼성화재가 국내 보험사들 가운데 손해보험 부문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기후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기민우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 연구원은 "업계를 선도한다는 기업의 정책조차 예외 조항에 검증 기준이 없다"며 "이는 일부 기업의 일탈이 아니라 업계 전반의 구조적 미비점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기 연구원은 "최근 폭염과 폭우 등 기후재난이 빈번해지면서 보험사의 기후위기 영향이 커지고,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책임 요구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