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을 최종 확정짓는 마지막 관문인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권 회장은 연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만 박근혜 게이트 관련 의혹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상황이어서 부담을 안은 채 2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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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포스코는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권 회장의 연임과 사내외 이사, 감사위원회 위원의 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새 사내이사 후보로 장인화, 유성 부사장이 추천됐고 오인환 사장, 최정우 부사장은 재추천됐다.
새 사외이사 후보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장승화 서울대 법학부 교수, 정문기 성균관대 경영학과 부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권 회장 연임 안건이 주총에서 부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권 회장의 재선임에 중립을 선택했다. 중립은 다른 주주의 찬성, 반대 투표비율을 의안 결의에서 그대로 적용하는 투표행사 방식이다.
국민연금 의결권전문위원회는 포스코의 포레카 매각 관련 의혹을 놓고 “법원판결이나 검찰 기소 등 국가기관의 판단처럼 객관적 사실에 해당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사회적 논란 확산으로 기업 가치 등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어 중립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포스코 주주들은 소액주주다. 포스코는 소액주주의 권익을 강화하기 위해 집중투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소액주주들이 뜻을 모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다. 권 회장의 재선임 안건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그러나 권 회장이 2014년 회장에 선임될 때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 등 박근혜 게이트 관련 부담을 안고 2기 체제를 맞게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권 회장은 비선실세의 포레카 강탈 시도에서 청와대의 지시를 받았다는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검찰조서 내용이 차은택씨 등의 재판에서 공개됐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수사기간이 종료된 이후 권 회장의 선임에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 수사 기록과 증거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응규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권 회장이 회장에 선임하는 데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조사했고, 조원동 전 경제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들을 통해 권 회장이 내정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9일 권 회장의 재선임과 관련해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포스코가 대통령 측근 최순실이 설립을 주도한 미르와 K스포츠에 각각 30억 원과 19억 원을 출연할 당시 권 회장은 출연증서에 날인한 장본인”이라며 “회사의 재산을 정당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하고 정경유착으로 회사 평판을 훼손한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