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차세대 수소차를 출시해 수소차시장에서 토요타에 빼앗긴 위상을 되찾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6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제네바모터쇼 현장을 찾아 현대차 전시장을 직접 챙긴다. 현대차는 7일 개막하는 제네바모터쇼에서 차세대 수소차 콘셉트 모델, 신형 i30 왜건 모델, 아이오닉 등 모두 18종의 차량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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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현대차가 이번 모터쇼에서 선보이는 차량 가운데 차세대 수소차가 주목된다.
현대차는 2013년에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차 투싼ix를 출시했다. 그러나 토요타가 1년 뒤인 2014년에 미라이를 출시하면서 수소차시장 주도권을 토요타에 뺏겼다. 투싼ix와 미라이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각각 240대, 1천대 정도로 격차를 보였다.
현대차는 차세대 수소차를 출시해 수소차시장에서 선두탈환을 노리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차세대 수소차를 선보인 이후 내년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토요타가 2020년 미라이의 후속모델을 출시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수소차 경쟁에서 토요타를 따라잡을 시간을 2년 정도 확보한 셈이다.
현대차는 애초 수소차를 궁극의 친환경차로 꼽으며 관련 기술개발에 적극 나섰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간부급 전략회의 때마다 수소차시장 선점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소차 상용화 시점이 불투명한 데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다른 친환경차 보급이 급속히 이뤄지면서 현대차는 최근 수소차 개발보다 아이오닉 출시 등 다른 종류의 친환경차를 보급하는 데 치중했다.
특히 정 부회장이 경영보폭을 확대하면서 미래차 기술 가운데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등을 연구하는 데 힘을 쏟으면서 상대적으로 현대차의 수소차 경쟁력이 답보상태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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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투싼 ix 수소전기차'. |
정 부회장은 올해 들어 수소차 경쟁력을 확보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차세대 수소차를 출시하면서 다시 수소차 띄우기에 나선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의지가 현대차의 수소차 경쟁력을 키우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올해 1월 CES 2017에 현대차 언론행사에 참석해 “수소차 투싼ix를 이을 신형 수소차가 2018년에 출시될 것”이라며 “신형 수소차는 SUV로 새로운 개념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공식 출범한 수소위원회에 공식 회원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이 올해 다보스포럼에 3년 만에 참석하면서 현대차의 위원회 참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수소차를 개발하는 데 정부도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관련 부처, 지자체, 현대차 등 민간회사 등이 참여하는 수소 융합얼라이언스를 발족하고 민간 중심의 수소차 보급, 충전인프라 구축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과제를 발굴해왔다.
올해 3월부터 광주에서 투싼ix 등 친환경차 이용한 차량공유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내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현대차가 개발한 차세대 수소상용차, 수소버스를 시범운행하기로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토요타보다 먼저 양산형 수소차를 출시하고도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며 “현대차가 친환경, 자율주행, 커넥티드 등 전방위적으로 미래차 연구개발을 가속하는 가운데 수소차 선도전략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