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한국상륙 임박, 자동차시장에 어떤 영향 주나  
▲ 테슬라 전기차. <테슬라코리아>

미국 전기차 '테슬라'의 한국공략이 국내 자동차시장 판도에 태풍을 몰고 올까, 아니면 미풍에 그칠까?

테슬라의 국내 진출이 임박했다.

한국법인인 테슬라코리아는 대상 수요층을 노리며 신비주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전기차 대중화 등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는 당장 크지 않을 수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가 3월15일과 17일 경기 하남 스타필드하남과 서울 강남 청담동에 각각 전시판매장을 연다.

테슬라코리아는 이 매장들에서 모델S90D 등 차량을 선보이고 판매를 시작한다.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주문과 시승신청을 받았다.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예비고객들을 대상으로 메일을 보내 전시장 오픈 일정 등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출시되는 모델S 90D의 가격은 1억2100만 원부터, 자율주행기능 등 모든 사양을 선택할 경우 1억6135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진다. 한번 충전으로 378km를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이다.

전시장이 문을 열면 사전예약고객뿐 아니라 일반고객도 시승 및 차량주문을 할 수 있다. 차량을 넘겨받으려면 신청시점으로부터 대략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전기차 브랜드다. 테슬라코리아 법인을 세우고 한국진출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일찌감치 알려졌으며 최근 본격적으로 준비에 나선지 1년여 만에 정부의 승인까지 마쳤다.

테슬라의 국내진출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먼저 전기차시장의 대중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미래 친환경차로 판도가 빠르게 바뀔 것으로 보이면서 일부 지역 또는 일부 차량에 한정된 전기차가 국내에서도 통할지 주목되고 있다.

업계는 테슬라코리아가 들여온 차량가격이 1억 원대가 넘는 고가인 데다 국내에 변변한 전기차 충전시설이 없다는 점을 들어 자동차 내수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테슬라의 브랜드파워와 고가 전기차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판매량은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테슬라 한국상륙 임박, 자동차시장에 어떤 영향 주나  
▲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테슬라의 국내진출이 지닌 또 다른 의미는 자동차의 판매방식에 변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해외에서도 판매를 위한 특별한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대개 완성차회사들은 현지법인을 세우고 별도의 딜러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생산에서 유통까지 상당히 복잡한 구조로 돼 있다.
 
이는 차량가격으로 소비자 부담으로 고스란히 반영되기도 하고 판매마케팅 경쟁이 과열되면 자동차회사의 수익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현대차도 미국에서 판매량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지딜러들에게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하느라 ‘제살 깎아먹기’식 판매를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테슬라코리아는 이 점에서 기존 자동차회사들과 판매방식을 완전히 달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 오픈 계획은 현재 2곳에 그치고 마치 스마트폰이나 IT제품을 판매하듯 온라인을 통한 판매방식을 따른다.

테슬라코리아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자동차와 자동차용품을 판매하는 통신판매사업자로 등록한 것도 이런 이유로 관측된다.

국내에서 신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한 경우는 지난해 8월 티몬을 통해 재규어가 20대 한정으로 ‘XE’를 할인판매해 대박을 거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는 일회성 이벤트였다.

테슬라의 성공 여부에 따라 기존의 자동차 판매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다. 물론 당장 대중화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테슬라코리아도 이 때문에 1억 원이 넘는 고가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고객층에만 집중해 신비주의와 호기심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코리아가 연 홈페이지도 국내 소비자 정서에 맞지 않고 불편하기 짝이 없도록 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가 그랬듯 외국회사들이 국내시장을 노리고 들어올 경우 한국소비자들에겐 상당히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다만 테슬라는 수요층이 한정된 만큼 시장에 안착하기는 더 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기아 쏘울 EV, 쉐보레 볼트 EV, 르노삼성 SM3 Z.E., BMW i3, 닛산 리프 등이 있다. 이에 더해 르노삼성은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올해 상반기에 판매한다.

테슬라 출시까지 본격화하면 전기차 제품군 구색이 더욱 다양해져 경쟁도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