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한국의 재벌들은 수감되거나 복역 중이더라도 여전히 그룹의 수장이며 그 영향력도 줄지 않는다고 외신이 비판했다.
블룸버그는 2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역대 재벌총수들이 거쳐간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 중일 때도 그룹에 영향을 계속 미쳤으며 회장도 그대로 유지했고 출소 뒤 여전히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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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후 구치소로 돌아가는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횡령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여전히 회장이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횡령죄로 형을 살면서도 2015년 SK와 SKC&C의 합병을 이끌었다고 사례를 들었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은 비록 수의를 입고 하루 한시간 밖에 운동을 못하고 인터넷 접속도 불가능하지만 다른 방에서 변호사들을 만나고 싶은 만큼 실컷 만날 수 있다”며 “변호사들을 통해 그룹 간부들과 소통할 수 있고 그룹의 의사결정에 여전히 함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권영준 경희대 교수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재벌 총수는 수감된 뒤에도 지위를 지키고 있는데 이는 매우 낙후된 문화”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남규 서울대 교수는 “이 부회장이 낮은 수준의 관리 정도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삼성에 필요한 본격적 경영은 변호사들을 중간에 놓고 얘기하면서 할 수 있는 성질의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법적 대응을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삼성은 전문경영인들이 이끄는 튼튼한 경영조직이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서울 구치소를 거쳐간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이사 등의 말을 인용해 이 부회장이 수감중인 서울구치소의 환경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수감자들은 1주일에 단 한 번의 샤워만 허락되기 때문에 매일 씻기를 원하는 사람은 하루에 세 병씩 나눠주는 온수를 사용한다. 전기로 방바닥을 난방하지만 아침에 잠에서 깰 무렵에 상당히 춥고 1식3찬의 식사 뒤에 누구나 식판을 직접 설거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