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초반부터 안팎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에 맞닥뜨리고 있다.
총액인건비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하자 이번에는 6.3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국책은행 지방이전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생산적금융 전환 요구에 중동사태로 촉발된 경제 불확실성 대응 과제까지, 경영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내부 조직 안정을 다져야하는 과제가 무거워졌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가 6월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기업은행 본점 이전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전날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지역 균형발전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김 전 총리는 “우리 아들, 딸이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어 대구를 등지고 있다”며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총리가 지역 숙원사업인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과 기업은행 공공기관 2차 이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총리는 이전에도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2024년 4.10 총선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시절 “지방소멸을 풀 방법은 공공기관 추가 지방이전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에서도 대구 민심을 잡기 위해 기업은행 본점 유치 등을 언급하고 있다. 추경호 의원은 30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기업은행 본점 대구 이전 관철을 핵심 주제로 내세웠다.
또 다른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인 윤재옥 의원도 원내대표 시절 기업은행 본점 대구 이전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
여당과 야당 양쪽에서 기업은행의 대구 이전 논의에 불을 붙이면서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에는 진짜 가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번지고 있다.
취임 초기 조직 내부 리더십 구축이 중요한 장 행장에게는 이런 정치권의 논의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장 행장은 올해 1월 말 기업은행 수장에 오른 뒤 300조 원 규모의 ‘IBK형 생산적금융 프로젝트’와 ‘인공지능 전환’을 경영과제로 내걸고 본격적 경영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생산적금융과 인공지능 기술 적용은 대규모 예산과 인력을 들여 장기적으로 이끌고 가야 하는 대형 과제로 평가되는 만큼 조직 내부 리더십 확보는 이를 위한 선결과제일 수밖에 없다.
장 행장이 노조 반대에 부딪혀 취임이 늦어졌다는 점은 부담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장 행장은 선임 직후 노조의 780억 원 규모의 임금체불 문제 해결 요구에 부딪혀 한 달여 동안 본사 출근을 하지 못했다.
노조와 임금 교섭을 통해 미지급 수당 문제를 정상화하겠다는 합의를 마친 뒤인 2월20일에야 정식 취임식을 치렀다.
하지만 미지급 임금 지불도 금융위원회와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로 끝난 아직 끝난 문제가 아니다.
노조가 최대한 빠른 지급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만큼 아직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물론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 지방 이전이 당장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본점을 지방으로 이전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금융 공공기관 업무와 역할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지방 이전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지금은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 시기상 경영 안정성을 흔들지 않아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장 행장이 손놓고 있을 상황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지방이전 논의에 따른 내부 동요가 만만치 않을 수 있어서다.
기업은행은 서울 본점 직원 수가 약 2천 명에 이른다. 지방이전 논의가 불거진다면 내부 반발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이미 기업은행 노조는 정부가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추진 논의를 구체화하면서부터 금융산업노조의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류장희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기업은행 본점 이전은 실효성이 없고 여러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반대 입장을 계속 전달하고 있다"며 "금융노조와 한국노총 등과 함께하는 협의회를 통해 지방 이전 문제에 공동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산업노조는 4월2일에도 청와대 앞에서 금융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금융산업노조는 앞서 27일에도 성명서에서 기업은행 이전 논의를 지적하며 “중소기업 대출의 64.2%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을 고려할 때 기업은행을 수요처와 격리하는 것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연의 소명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금융노조는 “더욱이 상장사인 기업은행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강제 이전을 밀어붙이는 것은 시장경제 질서를 파괴하는 일이다”며 “주요 금융 공공기관을 선거판의 ‘제물’로 삼으려는 지방이전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
총액인건비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하자 이번에는 6.3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국책은행 지방이전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2월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제28대 기업은행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IBK기업은행 >
생산적금융 전환 요구에 중동사태로 촉발된 경제 불확실성 대응 과제까지, 경영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내부 조직 안정을 다져야하는 과제가 무거워졌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가 6월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기업은행 본점 이전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전날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지역 균형발전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김 전 총리는 “우리 아들, 딸이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어 대구를 등지고 있다”며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총리가 지역 숙원사업인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과 기업은행 공공기관 2차 이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총리는 이전에도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2024년 4.10 총선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시절 “지방소멸을 풀 방법은 공공기관 추가 지방이전 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에서도 대구 민심을 잡기 위해 기업은행 본점 유치 등을 언급하고 있다. 추경호 의원은 30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기업은행 본점 대구 이전 관철을 핵심 주제로 내세웠다.
또 다른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인 윤재옥 의원도 원내대표 시절 기업은행 본점 대구 이전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
여당과 야당 양쪽에서 기업은행의 대구 이전 논의에 불을 붙이면서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에는 진짜 가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번지고 있다.
취임 초기 조직 내부 리더십 구축이 중요한 장 행장에게는 이런 정치권의 논의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장 행장은 올해 1월 말 기업은행 수장에 오른 뒤 300조 원 규모의 ‘IBK형 생산적금융 프로젝트’와 ‘인공지능 전환’을 경영과제로 내걸고 본격적 경영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생산적금융과 인공지능 기술 적용은 대규모 예산과 인력을 들여 장기적으로 이끌고 가야 하는 대형 과제로 평가되는 만큼 조직 내부 리더십 확보는 이를 위한 선결과제일 수밖에 없다.
장 행장이 노조 반대에 부딪혀 취임이 늦어졌다는 점은 부담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장 행장은 선임 직후 노조의 780억 원 규모의 임금체불 문제 해결 요구에 부딪혀 한 달여 동안 본사 출근을 하지 못했다.
노조와 임금 교섭을 통해 미지급 수당 문제를 정상화하겠다는 합의를 마친 뒤인 2월20일에야 정식 취임식을 치렀다.
▲ 6월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업은행을 포함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미지급 임금 지불도 금융위원회와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로 끝난 아직 끝난 문제가 아니다.
노조가 최대한 빠른 지급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만큼 아직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물론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 지방 이전이 당장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본점을 지방으로 이전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금융 공공기관 업무와 역할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지방 이전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지금은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 시기상 경영 안정성을 흔들지 않아야 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장 행장이 손놓고 있을 상황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지방이전 논의에 따른 내부 동요가 만만치 않을 수 있어서다.
기업은행은 서울 본점 직원 수가 약 2천 명에 이른다. 지방이전 논의가 불거진다면 내부 반발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이미 기업은행 노조는 정부가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추진 논의를 구체화하면서부터 금융산업노조의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류장희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기업은행 본점 이전은 실효성이 없고 여러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반대 입장을 계속 전달하고 있다"며 "금융노조와 한국노총 등과 함께하는 협의회를 통해 지방 이전 문제에 공동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산업노조는 4월2일에도 청와대 앞에서 금융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금융산업노조는 앞서 27일에도 성명서에서 기업은행 이전 논의를 지적하며 “중소기업 대출의 64.2%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을 고려할 때 기업은행을 수요처와 격리하는 것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연의 소명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금융노조는 “더욱이 상장사인 기업은행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강제 이전을 밀어붙이는 것은 시장경제 질서를 파괴하는 일이다”며 “주요 금융 공공기관을 선거판의 ‘제물’로 삼으려는 지방이전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