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파리협정' 탈퇴 공식화, 글로벌 기후대응 후퇴 불가피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 원에서 내려 백악관 남쪽 정원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 공식적으로 글로벌 기후대응 협정에서 탈퇴했다.

2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미국 연방정부가 이날 공식적으로 '파리협정'에서 탈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파리협정은 2015년에 세계 각국이 맺은 기후대응 협정으로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상승을 1.5도 아래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파리협정이 불공정 조약이라며 미국의 탈퇴를 명시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명령이 발효된지 1년이 지나 미국이 공식적으로 탈퇴하게 된 것이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미국은 미국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훼손하고 힘들게 번 납세자들의 세금을 낭비하며 경제 성장을 저해했던 파리협정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했다"며 "이는 미국 우선주의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다. 기관마다 통계치가 다르지만 미국이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에 달한다.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빠지면 글로벌 기후대응이 크게 늦춰질 수밖에 없다.

붑커 훅스트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기후위원은 뉴욕타임스를 통해 "파리협정 탈퇴는 미국의 국제적 평판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구온난화에 직접적 책임이 있고 막강함 힘과 재정을 가진 나라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것에 사람들은 의문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파리협정에서 탈퇴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앞서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 탈퇴를 명령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재선에 실패하면서 탈퇴가 공식화되지는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 뒤에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재가입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의 기후대응도 중단시키려고 드는데다 미국이 생산한 화석연료를 강매하려 드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우르슬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을 만나 "풍력 발전기는 미관을 해치고 고래를 미치게 만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은 유럽연합에 관세를 깎아주는 대가로 대량의 천연가스를 구매할 것을 요구하는 협정을 맺었다.

제니퍼 모건 독일 전 기후특사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다른 나라들은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본다"며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후퇴 시도에 강하게 맞서려면 유럽연합과 다른 국가들의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