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인공지능(AI) 활용 업무 범위를 빠르게 넓힐 준비를 하고 있다.

손해율 변동성이 실적에 직접 영향을 주는 사업 구조 속에서 구 사장은 AI 신기술을 활용한 정교한 손해율 관리로 수익성 확대를 노린다.
 
KB손해보험 구본욱 AI 활용 속도전, 자동차·건강보험 손해율 개선 노린다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인공지능(AI)을 업무 전반에 활용하고자 한다. < KB손해보험 >


27일 KB손해보험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신기술 확대의 중심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재편된 ‘AI데이터본부’가 있다.

AI데이터본부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목표로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기존 DT추진본부를 재편해 만들어졌다.

KB손해보험은 AI 및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고객 서비스 품질을 혁신하기 위해 AI데이터본부 산하에 고객 콜센터 조직을 편제하는 등 이 본부를 중심으로 전사 AI 전환 실행력을 강화하고 있다.

구 사장은 23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정교한 수익성 관리’와 ‘AI에 바탕을 둔 실질적 성과 창출’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보험업은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는 특성상 그동안 AI 등 신기술 도입 속도가 금융산업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더딘 분야로 여겨졌다.

그런 만큼 구 사장이 새해 경영 전략에서 AI를 전면에 내세운 점은 주목을 받았다. 

경영전략 혁신과 미래 성장동력은 구 사장이 취임 이래 꾸준히 강조한 것이지만 새해 업무 시작부터 AI를 짚어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보험업은 단순 영업 경쟁을 넘어 위험 예측과 관리 능력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산업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데이터에 바탕을 둔 정밀한 손해율 관리가 더욱 절실해진 셈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다른 손해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 손해율 관리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순이익 증가세가 둔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KB손해보험은 2025년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7668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3.6% 증가했지만 보험부문 손익만 따져 보면 약 24% 줄었다.

KB손해보험 포트폴리오 구성을 살펴보면 2025년 3분기 누적 원수보험료 기준 자동차보험이 21.2%, 건강보험 등 장기보험이 69.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실제 KB손해보험은 3분기 실적발표에서 보험손익 악화와 관련해 “의료비 증가로 손해율이 상승하고 보험료 인하 및 사고 증가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구 사장은 이를 극복하고자 데이터와 신기술을 보험 업무 전반에 접목하려는 노력을 이어 왔다.
 
KB손해보험 구본욱 AI 활용 속도전, 자동차·건강보험 손해율 개선 노린다

▲ KB손해보험은 자동차 과실비율 산정에 AI를 활용하는 등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 KB손해보험 >


KB손해보험은 2025년 9월 생성형 AI를 활용한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자동차 사고 내용을 AI가 분석해 예상 과실비율을 자동 산정해 안내해 준다.

지난해 쿠팡파트너스연합회, 스몰티켓과 실시간 차량 데이터 기반 보험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 협약에 따라 KB손해보험은 차량 운행 데이터와 사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맞춤형 보험 상품과 위험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자회사 KB헬스케어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활용하며 고객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고객 건강관리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건강보험 손해율을 낮추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이처럼 데이터 축적이 가능한 보험 영역 중심으로 AI 활용을 확대하는 것은 단순히 업무의 디지털 전환을 넘어 손해율 구조 전반을 개선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구 사장의 AI 강조 기조가 양종희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경영전략에서 AI를 직접 언급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 회장은 9일 그룹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AI 기술을 전략적 무기로 삼아 비즈니스 모델과 일하는 방식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새로운 시장과 고객 ‘확장’으로 임직원 모두가 전략가이자 혁신가로 거듭나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손해보험은 KB금융그룹에서 KB국민은행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는 핵심 계열사로 그룹 전반의 경영 전략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

KB손해보험은 양 회장이 누구보다 사업 세부 내용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계열사이기도 하다.

양 회장은 KB금융그룹의 KB손해보험 인수 이후 초대 대표를 맡아 안정적 정착을 이끌었고 그 공을 인정 받아 비은행 계열사 대표 출신 최초로 KB금융그룹 회장에 올랐다.

양 회장과 구 사장은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추기도 했다. 구 사장은 양 회장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KB손해보험 대표를 맡는 동안 경영전략본부장, 경영관리부문장 등을 지내며 상무보에서 상무, 전무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이후 양 회장이 2023년 11월 KB금융지주 대표에 오른 뒤 그해 말 인사에서 KB손해보험 대표로 발탁됐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AI 활용이 필요한 시대고 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하게 보는 만큼 최대한 업무 전반에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