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주가 4년 만에 최고치, 실적 부진 전망에도 파운드리 '빅딜' 기대감 반영

▲ 인텔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대형 고객사 파운드리 수주를 발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인텔 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인텔 주가가 4년 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CPU 및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중장기 성장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 반영됐다.

그러나 PC용 CPU 사업이 당분간 부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대형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가 정식 발표되지 않았다는 점은 인텔에 과제로 남아 있다.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22일 “인텔 주가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크게 올랐다”며 “인공지능 시장에서 ‘승리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이날 콘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21일 미국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하루만에 11.7% 상승한 54.2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4년에 걸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투자은행 HSBC는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할수록 데이터서버에서 CPU를 활용하는 일반 연산 작업의 필요성은 커진다”며 인텔에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에서 부동의 1위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인텔이 대형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며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은행 서스쿼해나는 “갈수록 많은 고객사가 인텔 파운드리 활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인텔에서 정식으로 발표할 내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사기관 시포트리서치는 인텔이 최근 18A 미세공정으로 생산한 ‘팬서레이크’ CPU의 성능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8A는 인텔 파운드리 사업에 핵심 공정인 만큼 팬서레이크가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 자연히 인텔의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증명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인텔의 실적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됐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며 PC 시장에 직격타로 이어져 인텔의 소비자용 CPU 사업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사기관 프리덤캐피털마켓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애플과 같은 대형 고객사의 반도체 수주 사례를 실제로 보여줘야만 한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인텔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한동안 지속될 실적 부진과 반도체 파운드리 고객 부재 등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인텔 실적과 주가는 모두 파운드리 사업에 드는 막대한 투자 비용과 기술 경쟁력 부족, 재무 악화에 영향을 받아 장기간 약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약 1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반도체 제조업 육성 정책에 힘을 싣기 시작하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마켓워치는 “인텔 주가는 올해에만 약 47% 올라 S&P500 기업들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며 “하지만 서버용 CPU 사업의 강세가 다른 약점을 덮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