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시장에서 대형화 추세가 가속화하며 화질경쟁을 앞당겨 8K급 고화질 구현에 유리한 LCDTV의 시장지배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이른 시일 안에 대형 올레드패널을 대중화하기 위해 더욱 신속하고 공격적 투자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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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14일 “프리미엄 TV시장이 고화질의 4K급 TV 비중확대와 8K급 TV의 등장으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며 “8K급 TV가 중심으로 자리잡으면 올레드TV는 불리한 입장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50인치 이상 대형TV 가운데 4K급 고화질의 비중이 올해 90% 가까이 높아지며 2018년부터는 시장에서 완전히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에는 8K급 고화질 경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4K급 TV는 현재 일반적으로 모니터와 TV에 사용되는 풀HD보다 4배, 8K는 8배 선명한 해상도를 갖추고 있다. TV의 면적이 커질수록 화질규격 사이 체감성능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TV의 대형화가 빨라질수록 제조사들의 고화질 경쟁도 앞당겨지게 되는 셈이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TV패널은 4K급 화질을 완벽히 구현해 향후 가격경쟁력도 확보하면 TV시장을 완전히 석권하게 될 것”이라며 “LCDTV의 미래가 없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TV패널의 원가절감을 위한 수율개선과 생산시설 증설에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다. 수년 안에 LCD패널보다 생산원가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레드TV가 아직 8K급 고화질시대에 대응할 충분한 준비를 갖추지 못해 예상보다 8K급 TV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경우 LCDTV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10세대 이상의 올레드TV패널 공장을 확보하지 못해 대형패널 생산이 LCD패널보다 불리한데다 올레드패널이 기술적으로 8K급 고화질을 구현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8K급 올레드TV는 기술적인 구현가능성 자체도 미지수”라며 “밝기와 수율, 전력효율 면에서 모두 LCDTV보다 불리해져 올레드TV만의 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TV의 대형화추세가 더욱 빨리지며 8K급 TV의 보급확대는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글로벌 패널업체를 통해 확실한 대형패널 공급기반을 갖춘 LCDTV가 시장을 완전히 선점할 수도 있다.
김 연구원은 “8K급 LCDTV가 본격적으로 출시될 경우 LG디스플레이의 4K급 올레드TV가 이를 맞상대하기는 역부족이다”며 “삼성전자가 LCDTV를 QLED로 브랜드화해 화질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위협적”이라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직 콘텐츠 부족 등으로 4K급 TV의 시장확대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8K급 올레드패널의 가능성을 논의하기는 이르다”며 “시장상황에 따라 기술발전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CD패널의 공급부족 심화로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도 글로벌시장에서 TV의 대형화추세를 더욱 앞당길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CD패널 가격상승으로 TV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대형제품의 판매비중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중국업체들의 대형 LCD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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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의 8K급 고화질 LCDTV패널. |
중국 BOE와 차이나스타, CEC판다와 대만 홍하이그룹 등은 모두 기존 공장보다 생산원가절감에 크게 유리한 10세대 이상의 대형LCD공장에 대규모 증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8K급 고화질시대에 대응할 10세대 이상 패널공장 신설이 글로벌 경쟁업체보다 늦다”며 “공격적인 투자를 위한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두가지 선택을 놓고 고심해야 한다.
올레드TV패널의 공장증설을 더욱 앞당겨 8K급 TV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에 프리미엄 TV시장을 완전히 선점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으로 꼽힌다.
올레드TV가 LCDTV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하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하고 생산량을 늘려 판매비중을 빠르게 확대할 경우 시장에서 올레드TV만의 충분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LCD패널에서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올레드 공장증설과 함께 10세대 이상의 LCD패널공장 신규증설도 충분히 검토할 만한 방법이라고 진단했다.
이 경우 올레드TV의 기술력이 8K급 고화질TV시대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할 때까지 대형 LCD패널의 경쟁력을 유지해 순조로운 사업전환을 이뤄낼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대형패널의 수요급증에 따른 글로벌 디스플레이업체의 증설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가속화되는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가 LCD와 올레드패널에 모두 투자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직 대형패널공장 증설의 중심을 올레드패널에 놓을지, LCD패널에 놓을지 결정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올해 2분기부터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