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를 잇달아 흥행시키며 고속 성장을 이어왔던 시프트업이 올해 뚜렷한 성장 모멘텀이 없어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신작이 2027년 이후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출시 4년차를 맞은 니케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지며 실적 둔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프트업 새 흥행작 없고 해외서도 부진, 김형태 올해 실적 악화 불가피 직면

▲ 시프트업이 올해 흥행작 부재와 기존 흥행작 '승리의여신: 니케' 등의 노후화에 따라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와 김형태 대표의 대응이 주목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올해 신작 공백과 기존 지식재산권(IP) 노후화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시프트업의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후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약 2175억 원, 영업이익은 1362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실적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2013년 설립된 시프트업은 2022년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의 흥행을 계기로 주요 서브컬처 게임사로 자리 잡았다. 이어 2024년 플레이스테이션5로 출시된 ‘스텔라 블레이드’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스텔라 블레이드’는 현재까지 플레이스테이션 누적 판매량 약 370만 장, 스팀 누적 판매량 약 240만 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스텔라 블레이드’는 패키지 판매 중심의 콘솔 게임 특성 상 매출이 출시 직후에 집중되는 구조다. 지난해 PC 버전 확장으로 실적에 기여했지만, 장기 매출원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지난해 시프트업의 4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약 20%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스텔라 블레이드’ 매출 감소와 함께 ‘니케’의 중국 매출 하락세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핵심 매출원인 ‘승리의 여신: 니케’의 글로벌 확장세 역시 제한적이다. 출시 전 사전예약자 수가 1천만 명을 넘기며 최대 기대 시장으로 꼽혔던 중국 시장 성과는 지난해 출시 이후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출시 이후 매출 순위가 빠르게 하락해 현재는 주요 매출 차트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중동과 북아프리카(MENA) 지역 진출 역시 불확실성이 커졌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6월 중동 서버 오픈을 예고했으나, 출시를 불과 이틀 앞두고 이를 취소한 뒤 현재까지 구체적인 일정이나 후속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시 회사 측은 "게임이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개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시프트업 새 흥행작 없고 해외서도 부진, 김형태 올해 실적 악화 불가피 직면

▲ 기대가 컸던 시프트업의 흥행작 '니케'의 중국 서비스 성과는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시프트업> 


차기작 공백도 부담 요인이다. 차기작으로 언급되는 프로젝트들은 2027년 이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어, 당분간 실적 공백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개발 중인 ‘프로젝트 스피릿’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스텔라 블레이드 2’는 올해부터 본격 개발에 착수해 ‘프로젝트 스피릿’ 출시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차기작 ‘스피릿’은 개발 상황에 따라 출시 시점이 2028년으로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며 “올해는 기존 게임 매출 감소와 함께 스피릿 개발에 따른 인건비와 외주 용역비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구조”라고 말했다.

니케 경쟁작이 잇달아 등장한다는 점도 시프트업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말부터 그리프라인의 ‘엔드필드’를 비롯한 글로벌 대작들이 잇따라 출시를 앞두며 서브컬처·수집형 RPG 시장 내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넥슨게임즈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 RX’ 역시 잠재적인 경쟁작으로 거론된다.
 
신작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시프트업은 2024년 7월 상장 이후 한때 시가총액 4조 원을 넘겼지만, 최근에는 2조 원 선을 지키지 못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김형태 대표는 실적 공백기를 넘기기 위한 해법으로 인공지능(AI) 활용을 제시하고 있다. 차기작부터 AI를 적극 도입해 개발 효율을 높이고 인력 규모에서 우위를 점한 중국 게임사들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최근 공식 석상에서 “사람들이 모두 AI에 능통해서 한 사람이 100명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겨우 중국이나 미국과 같은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는 산업에 대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활용을 둘러싼 이용자 반응은 엇갈린다. 특히 일러스트와 보이스 등 창작성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AI 도입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크다. 개발 효율화 전략이 경쟁력 저하나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브랜드 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시프트업은 이미 글로벌 흥행 IP를 확보한 회사이지만 연속으로 흥행작을 배출하긴 쉽지 않다"며 "당분간은 ‘니케’의 수명 관리와 함께 경쟁작 대응 전략, 올해 추가로 공개될 신작 정보들을 통해 시장의 기대감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