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일동제약 오너 3세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투자 무대인 JP모간헬스케어콘퍼런스에 모습을 드러낸다.

일동제약 대표이사를 맡은 뒤 13년 만에 회장에 오른 뒤 잡은 첫 공식 일정이라는 점에서 윤 회장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일동제약 JP모건콘퍼런스서 '먹는 비만약' 시험대에, 윤웅섭 회장 뒤 첫 현장 성과 주목

▲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올해 회장직에 오른 직후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직접 참석하는 것을 놓고 연구개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회장은 그동안 일동제약을 신약개발 회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번 무대에서 내놓은 '먹는 비만약' 등이 그 가능성을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윤웅섭 회장이 이날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간헬스케어콘퍼런스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단순한 해외 일정이라기보다 윤웅섭 회장 체제의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상징적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JP모간헬스케어콘퍼런스에는 윤웅섭 회장뿐 아니라 일동제약을 비롯해 연구개발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 신약 전문 회사인 아이디언스, 신규 후보물질 디스커버리 회사인아이리드비엠에스 등 주요 자회사들이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일동제약이 그룹 차원에서 글로벌 파트너링과 기술수출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 회장은 일동제약 부회장에 오른 뒤부터 연구개발을 유독 강조해왔다. 일동제약은 2021년부터 신약개발 중심의 경영 기조를 확립하고 4년 연속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왔는데 이는 윤 부회장이 기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시기와 맞물린다.

윤 회장이 연구개발을 강조하면서 회사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일동제약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555억 원을 봤는데 2022년에는 그 규모가 734억 원까지 불어났다. 2023년 역시 영업손실 539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자회사 유노비아를 분리하면서 연구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일동제약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도 높은 편이다.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으로 20% 안팎에 이르던 비중은 2023년 16.3%를 보였는데 이는 연구개발에 힘을 쓰고 있는 국내 대형제약사들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이 15% 안팎이라는 점과 비교할 때 높은 편이다.

유노비아를 분리하면서부터는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5%까지 낮아졌다.

윤 회장은 일동제약에서 구조조정을 감수하면서까지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며 신약개발에 힘써왔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윤 회장이 경영권 승계의 마침표를 찍은 만큼 앞으로 신약개발회사로서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다가오는 JP모간헬스케어콘퍼런스에서 윤 회장은 직접 발로 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 소개를 포함한 해외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의 다양한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하고 라이선스 아웃(기술 이전)을 포함해 공동 개발, 투자 유치 등 신약 사업화와 관련한 협업 추진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동제약과 유노비아는 이번 행사에서 △비만·당뇨를 겨냥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ID110521156' △P-CAB(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계열의 소화성궤양치료제 '파도프라잔'과 관련한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한다.

이 후보물질 가운데 주목을 받는 것은 바로 이른바 '먹는 비만약'인 ID110521156이다.

ID110521156은 소분자 화합물 기반의 경구용 합성 신약 후보물질로 기존의 펩타이드 주사제에 비해 약리적 특성이나 제조 효율 및 경제성,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차별점을 지닌다.

지난해 발표한 임상1상 결과에 따르면 경구용 비만약의 경우 18시간 이상 혈중 유효 농도를 유지하면서도 체내 축적성이 없는 약물 프로파일을 지니고 있어 1일 1회, 장기간 투약이 가능한 경구용(먹는) 치료제로 상용화하기에 이상적인 약리적 특성을 갖췄다.

ID110521156은 최근 마무리된 임상 1상에서 4주 동안 최대 13.8%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으며 기존 치료제의 대표적 부작용인 위장관 장애, 간독성 문제 등의 측면에서 중대한 이상 반응 사례 없이 안전성을 보인 바 있다.

올해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가 미국에서 경구용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를 출시하는 등 경구용 비만약 시장이 열린 만큼 일동제약을 향한 회사 안팎의 기대도 적지 않은 것으로 감지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4년 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는 300억 달러(약 43조3700억 원)를 넘어섰다. 4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해 10배 이상 커졌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전망된다.

아이큐비아는 “전 세계 임상 단계 비만 치료제의 후보물질 157개 가운데 43%가 경구용 제제라는 점에서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며 “주사제 중심 체계에서 벗어나 복약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인 제형을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일동제약 JP모건콘퍼런스서 '먹는 비만약' 시험대에, 윤웅섭 회장 뒤 첫 현장 성과 주목

▲ 일동제약(사진)이 그동안 투자한 연구개발 분야에서 기술수출까지 이어가기 위해 해외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유노비아의 주요 신약후보물질인 P-CAB 제제 파도프라잔도 유력한 기술수출 후보로 여겨진다. 현재 국내에서 대원제약과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최근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태지만 해외 판권은 유노비아가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윤웅섭 회장에게 기술수출 성과는 단순한 사업 이벤트를 넘어 경영 성과를 평가받는 핵심 잣대다. 

그는 2023년 수익성 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임원의 20% 이상이 회사를 떠났고 남은 임원들은 급여의 20%를 반납했다. 간부급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까지 실시하면서도 연구개발 투자는 유지했다.

신약 개발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쳤던 만큼 앞으로 글로벌 주요 무대에서 기술수출을 성사시켜 그의 선택이 옳았다는 점을 증명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JP모간헬스케어콘퍼런스와 같은 자리를 통해 기술수출을 가능성을 높이다보면 구조적으로 체질을 개선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너3세경영인으로서도 역량을 재평가받을 수 있다.

반변 그가 강조해온 기술이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다면 연구개발 투자의 정당성이 의심받을 처지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윤 회장은 2018년 일동제약 창립 77주년 기념식 당시 일동제약을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1천억 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일동제약은 2025년 1~3분기 연결기준으로 누적 매출 4199억 원, 영업이익 115억 원을 거뒀다.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8.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45% 늘었다.

윤 회장은 명실상부 원톱체제를 다지면서 1980년대 젊은 인물들을 중심으로 임원 구성을 정비하고 있다.

일동제약그룹 지주사인 일동홀딩스는 최근 정기임원인사에서 1985년생인 신아정 전무와 1983년생인 김정우 상무를 각각 경영지원본부장과 재경본부장에 배치했다. 일반적으로 지주사의 경영지원본부장과 재경본부장은 기업 운영을 총괄하는 핵심으로 분류되는 만큼 인적 쇄신을 통해 윤 회장이 자신만의 구상을 이어가기 위한 정비작업으로 풀이된다.

일동제약그룹 관계자는 “행사 기간에 각 계열사 및 파이프라인별로 사전에 조율된 파트너링 미팅과 더불어 신약 상업화와 관련한 제휴 논의 등 글로벌 사업 기회 창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