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임기 마지막 해 ‘속도전’을 예고했다.

목적지는 ‘신뢰받는 은행’이다. 구체적 실행방안으로는 ‘내부통제 강화’ ‘지속가능 성장 기반 구축’ ‘리딩뱅크 달성’ 등 3가지가 꼽힌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임기 마지막 해 속도전, '신뢰받는 은행' 성과 내면 그 다음 자리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올해 '신뢰받는 은행' 목표로 속도전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


정 행장이 올해 추진력을 높여 임기 마지막 해까지 가시적 성과를 이어간다면 연말 그룹 내 역할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8일 정 행장이 신년사와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내놓은 메시지를 종합하면 신한은행은 올해 성과 달성을 위한 속도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행장은 2026년 전략 목표로 ‘미래를 위한 금융! 탁월한 실행! 함께 만드는 변화!’를 내걸었다.

올해 전략 방향성을 나타내는 사자성어는 ‘진성위지(盡誠爲之)’를 내놨다. 진성(盡誠)은 ‘정성을 다하는 것’, 위지(爲之)는 ‘그것의 실천’을 의미한다. 전략을 세우는 단계를 지나 실행할 때라고 못 박은 것이다.

이 같은 메시지는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더욱 분명해졌다.

정 행장은 2026년 전략 목표 아래 ‘가속력(加速力) : 레이스 투 더 퓨처(Race to the Future)’를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2026년에는 보다 명확한 방향성과 방법을 강구하고 가속력을 내야한다”고 말했다.

정 행장은 2023년 취임 뒤로 매년 신년사와 상·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창구로 신한은행의 전략을 공유했다. 그러나 속도가 전면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에는 '확장' '고객' '혁신' 등을 주요 아젠다로 내세웠다. 

올해가 지금껏 부여받은 4년 임기의 마지막 해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성과가 정 행장의 다음 행보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어서다.

정 행장이 속도를 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신뢰받는 은행’으로 압축된다. 이는 정 행장이 꾸준히 언급해 온 방향성이기도 하다.

정 행장은 2024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기본, 신뢰, 미래 등 3가지 경영키워드는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며 “그 중에서도 ‘기본과 신뢰’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적 성과나 미래 준비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해 최우선 과제는 신뢰의 기본기인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강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행장 관점에서 특히 어깨가 무거운 지점이다. 2024년까지 ‘무사고’ 은행으로 불린 신한은행에서 사고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신한은행 공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5건의 금융사고가 적발됐다. 

정 행장은 신년사에서 “금융권에서는 최근까지도 각종 금융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고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내부통제가 일상적 영업문화로 굳건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 측면에서는 ‘베테랑’ 박현주 신한은행 소비자보호그룹장(부행장)의 연임으로 보호 체계 연속성을 확보했다. 박 부행장은 2022년 소비자보호그룹장에 선임됐다.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든다.

지속가능성은 신뢰의 또 다른 축으로 평가된다. 고객이 장기적으로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곧 은행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임기 마지막 해 속도전, '신뢰받는 은행' 성과 내면 그 다음 자리는

▲ 신한은행이 2025년 말 조직개편에서 '미래혁신그룹'을 신설했다. <신한은행>


정 행장은 2025년 말 조직개편의 핵심으로 전사 혁신을 총괄하는 ‘미래혁신그룹’을 신설하면서 올해 속도전을 펼칠 준비를 했다.

미래혁신그룹은 단기성과 중심의 평가와 영업 추진 방식을 넘어 중장기 관점에서 은행의 사업 구조와 업무 방식 전반을 점검하고 변화 과제를 발굴·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주요 추진 과제는 ‘시니어 자산관리’ ‘외국인 고객 확대’ ‘인공지능전환(AX)·디지털전환(DX) 가속화’ ‘디지털자산 대응’ 등이다.

‘리딩뱅크’를 사수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국내 최고 은행이라는 타이틀은 거래의 신뢰를 높이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정 행장은 2024년 신한은행을 리딩뱅크 자리에 올렸다. 2018년 뒤 6년 만이었다. 그러나 당장 2025년의 지위도 안심할 수 없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아슬아슬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5년 상반기까지 리딩뱅크를 지켰으나 3분기 들어 KB국민은행에 뒤쳐진 상황이다. 

2026년은 이자이익 성장이 제한된 상황에서 보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부회장 없는 신한금융이 올해 말 인사에서 KB금융처럼 부문장 같은 새로운 자리를 둘 수도 있다고 바라보는데 정 행장은 1순위로 꼽힌다.

정 행장은 지난해 신한금융 회장 압축후보군(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룹 내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입지를 분명히했다.

정 행장은 2023년 2월 신한은행장에 올랐다. 2024년 말 2년 임기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해 2026년 말 임기가 끝난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