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젠의 신작 ‘드래곤소드’가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11월부터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창업주인 김병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영 일선 복귀와 함께, 그간 공들여온 대형 신작들이 연초부터 잇따라 출시를 예고하면서 ‘뮤(MU)’ IP(지식재산권) 의존도를 낮추고 차기 흥행작 발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웹젠은 기대작 ‘드래곤소드’를 비롯해 ‘게이트 오브 게이츠’, ‘테르비스’ 등 다수의 신작 출시를 앞두고 개발과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오픈월드 액션 RPG ‘드래곤소드’다. 지난해 11월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하며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앞서 진행된 비공개 테스트(CBT)에서는 일부 최적화 이슈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내년 1분기 출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최적화와 안정성 점검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1월 지스타 현장에서 공개된 뒤 호평을 받은 서브컬처 전략 디펜스 게임 ‘게이트 오브 게이츠’ 역시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두 작품 모두 퍼블리싱 타이틀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웹젠은 2024년 초 ‘드래곤소드’ 개발사 하운드13의 지분 25.64%를 약 300억 원에 확보하며 퍼블리싱 우선협상권을 얻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신생 개발사 리트레일에 128억 원을 투자해 ‘게이트 오브 게이츠’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웹젠이 수년간 이어온 신작 투자 전략의 연장선이다. 회사는 2021년 말 김태영 대표 직속 조직인 ‘유니콘TF’를 출범시키고, 신작 및 파트너사 발굴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2021년 이후 집행된 대규모 신규 투자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자체 개발 신작도 준비 중이다. 자회사 웹젠노바가 개발하고 있는 ‘테르비스’는 당초 올해 출시 예정이었지만 CBT 이후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 시점을 내년 이후로 조정했다.
김태영 웹젠 대표는 이날 신년사를 통해 “그동안 투자해 온 다양한 장르의 신작 게임들을 2026년까지 국내외 시장에 선보이며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웹젠은 중소형 게임사 가운데 가장 활발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게이트오브게이츠와 드래곤소드도 양호한 평가를 받는 등 투자기업의 현황도 좋다”고 평가했다.
웹젠은 올해 주력 IP인 ‘뮤’ 시리즈의 매출 감소와 신작 흥행 부진이 겹치며 실적이 크게 위축됐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1245억 원, 영업이익은 227억 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21.5%, 42.4% 감소했다.
뮤 IP는 여전히 핵심 매출원으로 남아 있지만 유지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반기보고서 기준 상반기 매출 805억 원 가운데 뮤 관련 매출은 556억 원으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했지만 이는 전년 동기대비 27% 감소한 수치다.
하반기 들어 웹젠은 5년 만의 자체 개발작 ‘R2 오리진’과 ‘뮤: 포켓나이츠’ 등을 선보였지만 ‘뮤: 포켓나이츠’ 등의 성과에도 전체 매출 하락세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신작들은 현재 모바일 스토어 순위 100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
▲ 사진은 김병관 웹젠 창업자의 사진.
이처럼 기존 IP의 한계가 드러나는 가운데 내년 신작들의 안정적인 출시와 시장 안착 여부가 실적 회복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이사회에 복귀한 김병관 창업주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창업주의 복귀는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신규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웹젠은 이달 1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병관 전 의원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입당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약 9년 만의 복귀다.
김 전 의원은 2000년 솔루션홀딩스를 창업한 뒤 NHN게임스를 거쳐 2010년 웹젠 대표로 취임, ‘뮤 온라인’ 시리즈의 흥행을 이끌었다. 이후 2012년 김태영 대표에게 경영을 넘겼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