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주 미드랜드 카운티에 위치한 석유 시추기 뒤로 석양이 지고 있다. <연합뉴스>
데이비드 픽클링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는 30일 블룸버그 칼럼을 통해 상품 시장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주요 화석연료가 모두 재고만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픽클링 칼럼니스트는 전직 블룸버그 기자로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는 16일 기준 1배럴당 55달러 아래로 떨어져 최근 몇 년 사이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 네덜란드 석유 수출가, 호주의 석탄 수출량도 최근 5년 사이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픽클링 칼럼니스트는 "올해 화석연료 업계는 유리한 정치적 환경을 바탕으로 충분한 공급량만 확보된다면 더 저렴하고 깨끗한 재생에너지와 경쟁하고 충분한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생산량을 대폭 늘려 2023년 이후 역대 최대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미국 LNG 생산업체들도 해외 수요가 충분히 뒷받침될 것이라고 보고 사상 최대 수준의 신규 수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중국에서도 석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4% 증가하며 새로운 최고 생산 기록이 나왔다.
하지만 픽클링 칼럼니스트는 화석연료 업계의 기대와 달리 증가한 공급량을 충분히 소화할 만한 수요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글로벌 원유 재고량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집트, 인도, 파키스탄 등 주요 LNG 수입국들은 모두 수입량을 줄이거나 일정을 연기했다.
LNG 수입대국인 일본도 과잉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수입국에서 판매국으로 돌아섰다. 중국에서는 올해 증가한 석탄 생산 증가분의 약 90%가 모두 재고로 전환됐다.
이에 픽클링 칼럼니스트는 "2022년의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화석연료 옹호론자들에게 화석연료의 필수불가결함을 세계에 보여줄 기회처럼 여겨졌다"며 "하지만 그 믿음은 1년도 되지 않고 무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세기를 지배했던 산유국들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미래는 전기의 시대"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