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올해 중형스포츠세단 '스팅어'를 출시해 K시리즈의 부진을 만회하는 데 주력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9일 “스팅어는 2000cc가량의 배기량을 갖췄지만 고급 스포츠세단으로 터보엔진이 들어가는 만큼 가격대가 K7과 K9 사이에서 책정될 것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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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우 기아차 사장. |
스팅어는 3월 말 서울모터쇼에서 국내에 공개한 뒤 상반기 안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K5와 같은 배기량을 가진 중형세단이면서 고급화를 통해 K7과 K9을 선호하는 고객들도 끌어모을 수 있다.
스팅어가 K9 수준에 버금가는 5천만 원대 안팎에서 책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9 가격은 4990만 원에서 5330만 원이다.
스팅어는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먼저 공개됐다. BMW 4시리즈 그랑쿠페(Grand Coupe)와 아우디 A5 스포츠백에 견줄만한 고급사양을 갖췄다.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출력 52킬로그램미터(kgm)를 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1초 만에 가속할 수 있다.
스팅어는 아우디 A7과 BMW 6시리즈처럼 5도어 패스트백 세단으로 ‘아이즈온 디자인 시상식’에서 양산차 부문 최고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이즈온 디자인상’은 디트로이트모터쇼가 공식적으로 지정하는 디자인상이다.
기아차는 지난해부터 K시리즈의 판매가 부진해 올해 스팅어의 흥행이 절실하다.
기아차는 최근 K시리즈의 부활을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K5 스페셜에디션을 출시했고 K시리즈 구매 고객에게 20만 원에서 50만 원을 추가 지원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K3와 K5 구매고객에 무이자 할부 등 금리혜택과 50만 원 기본할인도 제공한다.
하지만 K시리즈의 판매를 늘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가 쏘나타 부분수정모델과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 등 출시를 앞두고 있고 르노삼성의 SM6도 올해 1월 3529대를 팔면서 지난해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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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 중형 스포츠세단 '스팅어'. |
기아차는 올해 1월 K3와 K5, K7, K9 등 K시리즈를 7651대 파는 데 그쳤다. 2016년 1월보다 1.8% 줄어들어 소폭 줄어들었지만 K7을 제외하면 모두 크게 감소했다.
K3는 1740대를 팔아 지난해 1월보다 2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K5는 2004대를 팔아 48.1%, K9는 164대를 팔아 39.3% 줄었다. K7은 올해 1월 3743대가 팔리면서 지난해 12월보다 40%가량 줄었다.
K5는 출시 이후 두달 동안 한 달 판매가 1만 대를 넘어설 만큼 흥행에 성공하면서 쏘나타의 ‘국민 중형차’ 자리를 위협하기도 했다. 2015년 7월 전면수정 모델을 내놨지만 흥행하지 못했고 올해 들어서도 1월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K7은 지난해 2월 출시한 전면수정 모델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현대차가 그랜저 전면수정 모델을 내놓으며 판매간섭이 심해졌다.
K9은 지난해 월평균 213대를 파는 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