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원랜드가 ‘K-히트(HIT) 마스터플랜’을 기반으로 추진하는 가족형 복합 리조트 설립과 관련해 카지노 규제 완화를 놓고 이재명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나 레포츠 시설 같은 비카지노 사업만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모객을 위해 카지노 사업 규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강원랜드 '복합리조트 청사진'에 카지노 규제 완화 관건, 이재명 대통령 설득 과제 무거워져

▲ 강원랜드가 ‘K-히트(HIT) 마스터플랜’을 기반으로 추진하는 가족형 복합 리조트 설립과 관련해 카지노 규제 완화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사진은 강원랜드의 종합 발전전략 'K-HIT 마스터플랜'의 그랜드돔 조감도. <강원랜드>


18일 카지노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카지노 사업 규제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강원랜드가 구상하는 중장기 전략인 ‘K-HIT 마스터플랜’의 추진 여부와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부·중소벤처기업부 등 업무보고에서 “도박이 말기적 현상의 일부라고 생각하지만 레저로서의 필요성도 있을 것 같다”며 “어느 측면이 큰지에 대해서는 한 번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런 정책 방침으로 볼 때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서는 복합리조트 설립과 관련해 카지노 확장을 통한 사업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서울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입지 특성 때문에 복합 리조트를 조성하더라도 비카지노 중심으로 운영할 경우 사업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카지노 면적 확대를 비롯해 각종 규제와 관련된 어려움을 해소할 필요가 크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강원랜드의 매출 구조를 살펴봐도 카지노 사업의 중요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4년 전체 매출 1조4545억 원 가운데 카지노 사업 매출은 1조2451억 원으로 85.6%를 차지했다. 반면 호텔과 콘도, 골프장 등 기타 사업 매출은 2094억 원에 머무르며 전체의 14.4%에 그쳤다.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최 직무대행은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K-HIT 프로젝트는 사업성이 없다”고 말하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강원랜드 '복합리조트 청사진'에 카지노 규제 완화 관건, 이재명 대통령 설득 과제 무거워져

▲ 강원랜드는 2035년까지 3조 원가량을 투입해 글로벌 수준의 복합리조트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부·지재처·중기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K-HIT 프로젝트는 지난달 19일 강원랜드가 밝힌 중장기 청사진이다. 2035년까지 3조 원가량을 투입해 글로벌 수준의 복합리조트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특히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집적한 그랜드코어존이 핵심으로 해당 시설에는 대규모 돔형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미디어돔 아레나(공연장), 신축 호텔 3동, 신규 그랜드카지노 등이 들어서게 된다.

다만 강원랜드는 내국인 베팅 한도와 영업시간 제한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어 사업 확장에 제약이 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베팅한도 30만 원은 글로벌 기준인 수억 원과 비교해 괴리가 있는 수치”라며 “카지노가 미칠 사회적 영향력 고려하면 조심스럽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했을 때 베팅한도 상한 조정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영업시간 측면에서도 강원랜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하루 20시간만 운영되는 카지노다. 대부분의 해외 카지노가 24시간 운영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도박의 폐해와 관련해서도 월 15일로 제한된 현재 출입 기준을 연간 기준 시간총량제로 전환할 경우 오히려 몰입도를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규제 체계 전반을 정비해 주변 국가와의 경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K-HIT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할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시장과의 경쟁에서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 직무대행은 K-HIT 마스터플랜 비전 발표회에서 “K-히트 마스터플랜은 폐광지역의 다음 100년을 결정할 전략이자 국가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이라며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범정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