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과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를 설계하는 빅테크 기업의 파운드리 주문이 내년에 TSMC 3나노 공정에 모두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TSMC가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생산 투자에 더 속도를 내야 하는 과제가 다급해졌다. TSMC 반도체 생산공장. <연합뉴스>
TSMC는 데이터서버용 인공지능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체제를 갖춰낸 만큼 공급부족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설비 투자 확대에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 공상시보는 17일 “반도체 패키징에 이어 3나노 파운드리도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년에 출시되는 주요 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 주력상품 또는 자체 설계 제품이 일제히 TSMC 3나노 미세공정으로 생산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이유로 지목됐다.
엔비디아는 신형 ‘베라 루빈’ 그래픽처리장치(GPU), AMD는 MI 시리즈 신제품을 TSMC 3나노 파운드리로 제조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에 선두주자로 꼽히는 구글과 아마존도 차세대 텐서 프로세서(TPU)와 ‘트리니움3’ 시리즈를 각각 TSMC 3나노에 맡길 것으로 전해졌다.
공상시보는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메타와 오픈AI도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TSMC 3나노 공정 적용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위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의 차기 제품 생산이 모두 TSMC 3나노에 몰리면서 파운드리 독점 체제가 더욱 강화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자연히 TSMC의 반도체 공급부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단기간에 수요가 급증한 만큼 파운드리 생산 능력에 한계를 맞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공상시보는 TSMC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만 타이중의 7나노 반도체 공장은 물론 타이난의 5나노 파운드리 설비마저 3나노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3나노 신규 생산공장 건설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해 고객사 수요를 적기에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라인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공급부족을 이끌 만한 가장 큰 리스크는 TSMC의 칩온웨이퍼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첨단 반도체 패키징 설비 부족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이제는 3나노 파운드리 생산 물량 확보가 더욱 큰 문제로 떠오르면서 TSMC가 증설 투자에 더욱 큰 부담을 안게 될 수밖에 없다.
공상시보는 “TSMC는 첨단 반도체 패키징 설비에 꾸준히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3나노 공장 신설과 기존 생산라인 전환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TSMC의 설비 투자가 차질 없이 이뤄져 고객사들의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내년부터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3나노 파운드리 및 패키징 공급 부족 가능성이 주요 고객사들과 가격 협상에서 TSMC를 유리한 위치에 놓이도록 했을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공상시보는 “TSMC는 내년부터 이와 함께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칩온패키지온 서브스트레이트(CoPoS) 설비 투자와 양산체계 구축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