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벌을 미화하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교육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승래 의원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전태일재단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재벌을 미화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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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재벌미화 국정교과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승래 의원실> |
조 의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천박한 거대자본의 이익과 유신회귀 세력의 결탁으로 이뤄진 수구집단에 의해 졸속 진행됐다”며 “노동자를 무시하고 재벌을 찬양하는 국정교과서를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국정 역사교과서에 나름대로 논리적 근거와 방법을 연구하고 제공한 곳이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의 자유경제원이란 우익연구단체인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라며 “국정농단의 몸통인 정경유착은 이미 이렇게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1월31일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을 공개했으나 편향적 서술과 오류로 지적된 부분들이 그대로 유지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현장검토본에서 재벌 미화 논란이 있었던 부분이 최종본에서 일부만 수정이 이뤄지면서 여전히 도마 위에 오른다.
고교 한국사 국정교과서는 재벌과 관련해 “재벌은 충분한 자금과 인력을 바탕으로 투자 규모가 큰 중화학 공업의 신규 사업에 진출하였다. 이를 토대로 한국의 대기업은 이후 미국, 유럽 등의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하였다”고 기술했다.
또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부분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를 별도로 서술했다.
이병철 창업주는 “1960년대 전자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파악하여 삼성전자를 설립하였다. 1980년대에는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여 한국이 정보산업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였다”고 설명돼 있다.
정주영 창업주는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한국의 수출 산업을 이끈 기업들을 창업하였다. 특히 그가 대규모 조선소 건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당시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영국 투자은행에 보여주며 "우리는 이미 1500년대에 철갑선을 만들었다"고 설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종본에서 정주영 창업주 관련 내용만 수정됐다. 최종본은 거북선 일화를 빼고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 ‘포니’ 개발을 추진하는 등 한국이 자동차생산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이바지하였다”고 바뀌었다.
지난해 11월28일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은 재벌 미화 지적을 받자 “고도성장 과정에서 기업가의 역할을 존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포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