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의 두 아들이 그룹 핵심 전략 영역에서 역할을 넓히고 있다.

장남인 신중하 상무는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전환을, 차남인 신중현 실장은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실으며 신 회장이 강조해 온 중장기 성장 전략 한 축을 담당한다.
 
교보생명 신창재 장남은 '인공지능' 차남은 '글로벌', 경영승계 시계 빨라진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의 두 아들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사업 확장 행보와 맞물려 경영승계 시계가 바삐 돌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권 말을 종합하면 교보생명은 연말 정기인사로 새로 생긴 ‘전사 인공지능전환(AX) 지원담당’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활용을 업무 전반으로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낸다.

교보생명은 전날 정기인사에서 ‘전사AX지원담당’ 신설을 알리며 신 회장 장남인 신중하 교보생명 상무가 이를 담당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전환(AX)은 인공지능을 적용해 조직과 업무 방식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교보생명은 “신 상무가 맡은 전사AX지원담당은 교보생명과 그룹의 인공지능전환 전략을 총괄 수립하고 현업에서 추진하는 AI과제 실행력을 강화하는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신 상무가 꾸준히 디지털금융과 인공지능 관련 경력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직무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 상무는 2015년 교보생명 자회사 KCA손해사정에 입사한 뒤 교보생명 계열사와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전환·AI·데이터 관련 업무를 꾸준히 맡아왔다. 2022년 교보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뒤 그룹 경영전략과 데이터 태스크포스(TF)장, AI 활용·고객의소리(VOC)데이터 담당 등으로 일해 왔다.

시장에서는 장남인 신 상무뿐 아니라 차남인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실장의 역할 확대에도 주목한다.

신 실장은 보험업계 ‘디지털 혁신’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 보험사’에서 경험을 쌓으며 글로벌 무대에 등장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뿐 아니라 교보생명에서 글로벌제휴담당을 겸임하며 그룹 글로벌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인사 흐름을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3세 경영’이 가시화하는 신호로 해석한다.
 
교보생명 신창재 장남은 '인공지능' 차남은 '글로벌', 경영승계 시계 빨라진다

▲ 장남인 신중하 교보생명 상무(왼쪽)는 인공지능 전환(AX) 지원담당을,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실장은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과 교보생명 글로벌제휴부문을 겸임해 맡고 있다. <교보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신 회장은 꾸준히 디지털과 혁신을 강조해 왔다. 장남과 차남 모두 인공지능,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것은 신 회장이 핵심 사업이라 여기는 부분을 이끄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교보생명 차기 경영 구도가 ‘기능별 역할 분담’ 형태로 발전될 수 있다고 바라본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 등 사업 확장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는 점도 3세 경영 구도가 윤곽을 드러낸다는 의견에 힘을 싣는다.

지금까지 교보생명 사업 확장 발목을 잡는 핵심 요인으로 꼽히던 ‘풋옵션 분쟁’이 올해 사실상 종결됐기 때문이다.

이후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인수를 진행하는 등 계열사를 갖추며 지주사 전환 밑바탕을 다지고 있다.

교보생명은 4월 SBI저축은행 지분 인수를 알리며 “풋옵션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주 전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며 앞으로 사업 영역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과 디지털 금융, 글로벌 확장 등은 모두 신 회장이 오랜 시간 추진한 ‘숙원 사업’으로 꼽힌다.

신 회장은 올해 8월 창립67주년 기념사에서 “사업 전체 프로세스에 AI 기술을 접목해 고객에게 차별화한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AI 디지털전환(DX) 선도 회사를 만들자”고 말했다.

2025년 신년사에서도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할 출구를 찾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혁신을 통해 생명보험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사업 혁신을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