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BNK금융그룹이 연말 계열사 대표 선임에 속도를 내면서 부산은행을 이끌 차기 행장에 관심이 모인다.

부산은행은 순이익이나 자산 규모는 물론 상징성 측면에서 BNK금융을 대표하는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BNK금융 부산은행 차기 행장에 쏠리는 눈, 연임과 혁신 사이 '빈대인 2기' 인사 가늠자

▲ BNK금융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금융권 시선이 모인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이번 부산은행장 인선은 ‘빈대인 2기’ 인사 기조를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다.

15일 BNK금융에 따르면 올해 말~다음 해 초 대표 임기가 끝나는 부산은행·BNK캐피탈·BNK투자증권·BNK저축은행 등 계열사 4곳의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BNK금융은 지난주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이들 4개 계열사 대표 2차 후보군(숏리스트)을 추렸다.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곳은 차기 부산은행장 자리다. 부산은행은 BNK금융 주요 계열사로 다음 지주 회장을 노려볼 수 있는 자리로도 평가되기 때문이다. 빈대인 회장 역시 부산은행장 출신이다.

이번 BNK금융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도 방성빈 현 부산은행장이 포함되며 다시금 그룹 내 위상이 확인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장 숏리스트에는 방성빈 행장과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손대진 부산은행 부행장, 강종훈 BNK금융지주 부사장 등 4명이 이름을 올렸다.

방 행장이 연임한다면 빈 회장이 경영 연속성을 중요하게 본다고 해석할 수 있다.

BNK금융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논의에 맞춰 그룹에 태스크포스(TF)를 별도로 꾸리고 정책 변화에 발맞추는 전략 패키지안을 마련하는 등 지역금융지주로서 ‘해양수도 부산’이라는 정책과제를 수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핵심엔 부산은행이 있다.

BNK금융은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그룹 차원 TF와 별도로 부산은행 산하 ‘투자금융그룹’을 ‘해양 및 기업금융(IB)그룹’으로 재편했다. 그리고 그 아래 ‘해양금융부’를 신설해 해양산업과의 연계 강화를 모색한다고 밝혔다.

BNK금융 임추위가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빈 회장을 낙점하면서도 경영 연속성과 해양금융 대응 역량 등에 무게를 실은 만큼 자회사 CEO 선정에도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방 행장 취임 뒤 부산은행이 순이익 성장을 이어온 점도 연임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2023년 4월 방 행장 취임 뒤 부산은행 순이익은 △2023년 3791억 원 △2024년 4555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20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4% 늘었다.

다만 빈 회장이 새로운 인물을 기용하며 혁신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방 행장은 이미 1년 연임에 성공해 모두 합쳐 3년의 임기를 보낸 만큼 그룹 차원 쇄신이 단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인물이 발탁된다면 ‘빈 회장 2기 체제’가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는다는 신호로 풀이될 수 있다.
 
BNK금융 부산은행 차기 행장에 쏠리는 눈, 연임과 혁신 사이 '빈대인 2기' 인사 가늠자

▲ 현재 부산은행·BNK캐피탈·BNK투자증권·BNK저축은행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빈 회장이 앞선 인사에서도 ‘새 인재 발탁’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방 행장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바라본다.

2023년 빈 회장 취임 뒤 진행된 자회사 최고경영자 인사에서 자회사 9곳 가운데 5곳 대표가 교체됐다. 2024년 말 인사에서는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최고경영자 6명 가운데 3명이 연임하고 3명이 신규 선임됐다.

차기 부산은행장 숏리스트로 언급되는 인물 가운데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는 부산은행과 BNK지주를 두루 거친 인물로 BNK캐피탈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BNK캐피탈에서 임기를 모두 채웠다는 점에서 은행 등 다른 주요 계열사나 지주로 이동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손대진 부산은행 부행장은 부산은행에서 오래 근무하며 지역과 부산은행 이해도가 두루 높은 인물로 꼽힌다.

강종훈 BNK금융지주 부사장은 부산은행 출신이면서 BNK금융지주에서 경영전략을 맡는 등 그룹 청사진을 그려온 인물이다. 빈 회장과 호흡을 맞추는 데 상대적 이점이 있을 수 있다.

앞서 BNK금융 자추위는 서류심사를 거쳐 △부산은행 4명 △BNK캐피탈 5명 △BNK투자증권 3명 △BNK저축은행 3명 등 4개 주요 자회사 CEO 2차 후보군을 선정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최종 후보자는 23일부터 24일까지 예정된 심층 면접 평가를 거쳐 선정된다. 그 뒤 회사별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에서 자격요건 및 적합성 여부를 검증한 뒤 이사회의 후보자 확정 및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