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부진한 면세사업의 정상화를 위한 절차에 다시 돌입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면세사업 핵심인 DF1·DF2 구역 재입찰을 통해 이탈했던 면세사업자 복귀를 유도해 실적 불확실성을 낮출지 관심이 모인다.
 
인천공항공사 면세사업 정상화 추진, 이학재 재입찰 흥행으로 실적 불확실성 낮출까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면세 사업 핵심인 DF1·DF2 구역 재입찰로 이탈했던 면세 사업자 복귀를 유도해 실적 불확실성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12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전날 DF1·DF2 구역 재입찰 공고에서 합리적 수준의 임대료 제시를 위해 ‘객당 임대료’ 최저수용금액을 이전보다 크게 낮췄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기존에 고정 임대료 방식을 적용해왔으나 코로나19로 공항 이용객이 급감하자 정부 방침에 따라 여객당 수수료에 이용객 수를 곱하는 변동 임대료 체계로 전환했다.

직전 입찰이 있었던 2022년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각각 DF1 8987원, DF2 9020원을 객당 임대료로 적어냈다. 이는 당시 DF1과 DF2 최저수용 금액이었던 5346원과 5617원을 각각 68.1%, 60.6% 초과한 수치다.

다만 2024년부터 공항 이용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며 면세점 임대료가 상승했음에도 면세점 실적은 오르지 않아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이후 두 면세점은 올해 초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40% 인하를 요구했으나 공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사업권을 반납했다. 신라·신세계 면세점 영업 종료일은 각각 내년 3월17일과 4월28일로 예정돼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조기 계약 종료로 각 업체로부터 약 1900억 원의 위약금을 받았지만 면세점 수익이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새로운 사업자를 신속히 확정할 필요성이 크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 매출 2조5481억 원에서 면세점 임대료 수익은 6798억 원으로 26.7%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만 해도 1조 원을 훌쩍 넘겼으나 여행객 회복에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공항공사는 입찰 부담을 낮출 목적에서 최저수용금액을 조정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입찰이 최저수용금액 대비 과도하게 높은 투찰가로 운영을 이어가지 못한 업체의 사업권 반납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최저수용가능 객당 임대료를 DF1 구역 5031원, DF2 구역 4994원으로 낮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공사 면세사업 정상화 추진, 이학재 재입찰 흥행으로 실적 불확실성 낮출까

▲ 인천공항공사는 DF1 구역과 DF2 구역 최저수용금액을 각각 5031원, 4994원으로 책정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배치도의 모습.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에 따라 두 구역 모두 최저수용금액 기준으로 보면 기존 사업자들이 요구했던 40%대 인하가 사실상 반영된 셈이다. DF1·DF2는 향수, 화장품, 주류, 담배 등 핵심 품목을 포함하는 핵심 면세 구역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사업자였던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과 더불어 롯데면세점과 중국 국영면세그룹(CDFG) 등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객당 임대료 경쟁을 통한 면세점 재입찰 흥행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환율 고공행진 및 외국인 관광객 소비 패턴 변화 등 다양한 변수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면세점 판매가는 기본적으로 달러 기준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같은 상품이더라도 원화 환산 가격이 오르게 된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대 중반을 넘으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면세점 상품이 백화점보다 더 비싸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점 업계에서 높은 객당 임대료 경쟁을 펼치며 적극적으로 나설 여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과거 면세점의 큰 손으로 통하던 중국 관광객 숫자 회복도 관건이다.

중국인 관광객 숫자는 단체관광객 제한과 비자정책 완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기준 400만 명대 후반까지 회복했으나 여전히 2019년 600만 명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중국인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면세점 중심에서 편의점, 다이소 등 쇼핑 시설로 변화한다는 점도 면세점 재입찰 흥행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9월 한국면세점협회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1인당 평균 구매액은 77만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평균인 108만 원보다 28.7%나 줄었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최근 면세업계의 더딘 회복세를 반영해 최저수용금액을 설정한 만큼 면세업계와 인천공항이 윈-윈할 수 있는 입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속한 입찰로 여객에게 공백 없이 최고의 면세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