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성장세가 4분기부터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부터 핵심 점포 재단장(리뉴얼) 등 대대적 투자를 지속해왔는데 그 성과가 본격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신세계백화점 매출 롯데백화점 턱밑 추격, 박주형 왕좌 타이틀 거머쥘 수 있나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이 신세계를 국내 백화점 1위 업체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박주형 사장.


국내 13개 점포를 지닌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31개 점포를 운영하는 업계 1위 롯데백화점에 매출에서는 밀리지만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박주형 사장이 매출에서도 롯데백화점을 추월하며 신세계의 국내 백화점업계 1위 등극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신세계백화점의 4분기 총매출은 약 2조1470억~2조1700억 수준으로 롯데백화점 국내부문과 분기 총매출 격차를 10% 안쪽으로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3분기 누적 총매출은 5조2502억 원으로 롯데백화점 총매출(6조446억)에 비해 15%가량 적었다.

국내 백화점업계 업황은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내수 소비심리 개선과 한국 방문 외국인(인바운드) 증가에 힘입어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 가운데도 특히 신세계백화점을 향한 시장의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 백화점의 4분기 기존점 성장률은 10%를 넘어서며 당초 예상치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며 “이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봐도 압도적인 실적”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해부터 내수 침체 속 업황이 둔화한 가운데 핵심 점포에 전략적 투자를 지속해왔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최근 본점 더 리저브(본관)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매장 리뉴얼과 신규 입점을 완료했다. 특히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매장은 국내 최대 규모로 들어섰다. 

앞서 3월에는 본점 신관 ‘디에스테이트’에 명품과 쥬얼리 매장을 확대하고 명품 의류 브랜드를 새로 들이는 등 12년 만에 최대 규모 개편을 진행했다. 4월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에 명품관 ‘더헤리티지’를 새로 개장했다. 이로써 신세계의 숙원 사업인 본점 타운화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박 사장은 “본점 리뉴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신세계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의 최우선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 본점은 리테일 공간을 넘어 문화•관광의 중심지로서 서울의 꼭 가봐야 할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점은 2024년 2월부터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를 시작으로 6월 식당가&와인 매장 하우스오브신세계, 올 2월 슈퍼마켓 신세계마켓, 8월 델리(즉석섭취식품) 코너를 차례로 열며 총면적 1만9834㎡(약 6천 평) 규모의 국내 최대 식품관을 완성했다.

해당 성과가 점차 실적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13개 점포 11월 합산 총매출은 1년 전보다 7.5%, 10월에는 10.2% 신장했다. 앞서 1~9월 신세계백화점 총매출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성장률은 0.2%였다.

신세계백화점의 기존점 투자 효과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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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백화점 본점 에르메스 매장. <신세계백화점>

8월 식품관 재단장을 마친 강남점의 경우 1년 전과 비교한 매출 성장률이 8월 9%, 9월 13%, 10월 17%로 확대됐다. 또 본점의 경우 내년 초 불가리 신규 입점, 디올 매장 리뉴얼 개점 등이 예정되어 있다.

박 사장은 2023년 9월 신세계그룹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신세계백화점 수장에 올랐다.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신세계센트럴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표직도 겸하고 있다.

박 사장은 9월 그룹 인사에서 강남점 재단장 등 백화점 혁신을 주도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가 신세계백화점을 업계 1위로 끌어올린 최고경영자(CEO)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국내부문 총매출은 8조3371억 원, 신세계백화점 총매출은 7조2435억 원이었다. 총매출 격차는 2022년 1조4835억 원에서 지난해 1조936억 원으로 2년 만에 약 26% 줄었다. 다만 롯데백화점 총매출에는 아울렛 실적이 포함됐다. 신세계의 아울렛사업 매출은 운영사 신세계사이먼 실적으로 별도 집계한다.

유통 거래액 기준(아울렛 제외)으로 지난해 실적을 보면 롯데백화점 31개 점포 합산 매출은 13조8325억 원, 신세계백화점 13개 점포 합산 매출은 12조6253억 원이었다. 그에 따른 롯데백화점 점유율은 34.8%, 신세계백화점은 31.7%, 점유율 격차는 3.1%포인트다. 

신세계백화점이 명품 라인을 중심으로 재단장 투자를 진행한 만큼 거래액 기준 롯데백화점과의 격차는 앞으로 총매출 격차보다 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명품 매장은 공간을 임대해 매출의 일정부분의 수수료를 내는 형태로 백화점에 입점한다. 이에 명품을 판매한 때 백화점 총매출은 수취 수수료만을 수익으로 인식하지만 거래액의 경우 판매 금액 전체가 실적으로 반영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영업이익에서는 이미 롯데백화점을 따라잡았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국내사업 영업이익은 4061억 원, 신세세계백화점 영업이익은 4055억 원이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신세계백화점 영업이익이 롯데백화점을 소폭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은 공시 실적에 아울렛이 포함되지 않아 총매출이 경쟁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집계된다”며 “신세계가 명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린다면 거래액 기준 실적에서 롯데와의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