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 내년은 기댈 신작 없어 '버티기', 김승철 '브라운더스트2' 확장 무산 아쉬워

▲ 브라운더스트2의 글로벌 유통 플랫폼 스팀 출시가 내부 논의 끝 취소됐다. 사진은 브라운더스트2. <네오위즈> 

[비즈니스포스트] 김승철 네오위즈 대표가 'P의 거짓' 다운로드가능콘텐츠(DLC)를 비롯한 신작들의 선전으로 올해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내년에는 뚜렷한 신작 부재 속에서 방어적 경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년 출시 예정작의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약한 데다 기대를 모았던 기존작 ‘브라운더스트2’의 플랫폼 확장이 무산되면서 추가 성장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졌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는 지난 8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브라운더스트2의 스팀 서비스는 내부 논의 끝에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플랫폼 정책 기준과 조율 과정에서 현재 버전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이슈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방안을 검토했지만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완성도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운더스트2’는 16일 스팀 출시를 일주일 가량 앞둔 상황에서 제품 페이지에 접근 제한이 걸렸고 결국 스팀 서비스 취소로 이어졌다. 

스팀의 플랫폼 정책과 게임 내 콘텐츠의 수위가 맞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스팀은 올해 7월 성인 콘텐츠를 금지하는 새 개발자 규정을 발표하는 등 콘텐츠 정책을 강화해왔다. 브라운더스트2는 같은 장르 내 게임 중에서도 선정성 표현이 높은 만큼 가이드라인에 부합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네오위즈 내년은 기댈 신작 없어 '버티기', 김승철 '브라운더스트2' 확장 무산 아쉬워

김승철 네오위즈 공동대표이사 대표사진.

 
‘브라운더스트2’는 내년 실적의 버팀목으로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었기에 이번 일은 김승철 대표로서도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브라운더스트2’는 스팀 출시를 앞두고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기대를 받았다. 11월 스팀 페이지 공개 4일 만에 위시리스트 10만 명을 넘긴 데 이어, 최근에는 20만 명을 넘어가는 등 높은 기대감을 모았다.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의 스팀 확장은 스팀의 대규모 글로벌 이용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인 데다 PC 환경 최적화로 편의성이 높아져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실제로 올해 스팀으로 플랫폼을 넓힌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7월 스팀 출시 이후 국내 매출 2위, 글로벌 매출 11위까지 오르는 등 인기를 끌었다.  같은 장르 게임 ‘우마무스메’ 또한 스팀 진출을 계기로 서구권으로 이용자층 확대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운더스트2’는 2023년 출시된 게임임에도 2년 차에 접어들며 역수행에 성공해 회사의 흥행작 반열에 오른 이례적인 사례다.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2주년 업데이트 당시에는 출시 직후보다도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김 대표 재임 이후 네오위즈가 AAA급 콘솔 중심 개발사로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실적 변동성이 커졌는데, 라이브 서비스게임인 브라운더스트2가 이를 보완해주며 실적 안정에 기여해왔다. 

여기에 ‘P의 거짓’ DLC 출시와 '셰이프 오브 드림즈' 등 인디게임 라인업 성과가 더해지며 올해는 연간 매출로 2013년 이후 12년 만에 4천억 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네오위즈가 2025년 매출 4173억 원, 영업이익 619억 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고양이와 스프:마법의 레시피’, ‘킬 더 새도우’, ‘안녕서울:이태원편’, ‘킹덤2’ 등으로 이뤄진 내년 신작 라인업은 올해와 비교하면 무게감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최근 반등세에 오른 브라운더스트2 등 기존 작품의 확장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김승철 대표는 2002년 입사 이후 20년 넘게 네오위즈에만 몸담으며 회사 주요 IP(지적재산권)를 두루 경험해왔다. 2021년 대표 취임 이후 ‘P의 거짓’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AAA 콘솔 개발 역량 강화에 힘써 왔다.

네오위즈 측은 “더 나은 PC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대체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며 확정되는 대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