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그룹 최종현학술원은 9일 '한미 원자력 협력 추진 전략' 보고서를 발간하고 한국의 협력 전략을 제안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최종현학술원이 ‘한미 원자력 동맹의 심화와 산업 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최종현학술원 "원자력에서 한국·미국은 상호보완적, SMR 경쟁력 강화해야"

▲ SK그룹 최종현학술원은 9일 한미 원자력 협력관계에서 한국의 전략적 선택지를 제안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최종현학술원>


포럼에는 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핵연료주기 등 원자력 전 분야의 주요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최종현학술원은 한국의 세 가지 전략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한 에너지 인프라 확충 △글로벌 원전 시장 재편에 따른 한국의 원전 설계·조달·시공(EPC) 역량 활용 △지정학적 의미를 활용한 핵연료주기 협력 정책을 꼽았다.

먼저 AI 시대의 전력 공급 현안이 언급됐다.

미국이 300기가와트(GW)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배경으로는 AI 시대의 전력 공급 병목 현상이 꼽힌다. 

이에 따라 원전 강국인 한국이 검증된 협력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최종현학술원은  양국의 관계를 두고, 한국의 EPC·운영·사업관리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미국은 차세대 원전기술의 원천성에서 우위를 가진다는 점에서 비대칭적이며 상호보완적 구조로 분석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미중 간 전력설비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조속히 원자력 발전 능력을 확보하길 원한다”며 “한국이 이 의도를 정확히 읽고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 협력을 공동 전개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이번 협력으로 한국 산업 생태계의 구축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종현학숙원은 고순도 저농축우라늄(HALEU) 기술 협력, 한미 공동 연구개발과 전략적 계약을 통한 핵연료 주도권 확보, 나아가 국내 제조업 수익 모델 구축 등을 구체적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한국 대형 원전의 미국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정책과 규제, 사업성까지 검토하는 정부 차원의 전략적 판단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SMR 기술이 미국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글로벌 빅테크와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은 이미 여러 SMR 업체와 협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탈탄소화와 운영·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원자력 에너지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 사업단장은 “한국의 SMR 경쟁력은 대형 원전 공급망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안정적 운영, 꾸준한 국내 수요가 결합돼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다만 한국도 미국 규제 체계 변화에 발맞춰 대응하고 협력을 강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 집필에는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황용수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 원자력산업학과 석학교수,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 사업단장, 남명렬 고려대 경제기술안보연구원 연구교수 등 다수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김유석 SK그룹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이번 보고서를 발간하며 “원자력은 한국의 중장기 국가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분야”라며 “미국과 공조 체계 안에서 한국은 전략적 자율성과 산업적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역량 축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