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ESG 강화 흐름에 등급 상향, 맏형 넥슨만 '열등생' D등급까지 받아

▲ 국내 게임업계 맏형인 넥슨이 ESG 평가에서는 낮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요 게임사들 사이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넥슨은 오히려 ESG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그룹의 유일한 국내 상장사 넥슨게임즈는 한국ESG기준원(KCGS)의 올해 평가에서 종합 C등급(취약)을 받았다. 2022년 넷게임즈 합병하기 전의 넥슨지티 시절부터 줄곧 C등급을 유지해왔고, 2024년에는 일시적으로 D등급까지 떨어진 바 있다. 

2025년에는 사회 부문은 B+까지 개선됐지만, 환경은 C, 지배구조는 최하위인 D 등급을 받으며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가운데 지배구조는 2023년 B에서 두 단계나 떨어졌다. 

이 같은 평가에는 구조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일본 상장사로 주요 국내 게임사들이 발간하는 ESG 보고서를 아직 발간하지 않고 있다. 넥슨게임즈도 넥슨의 국내 자회사라는 특성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SG 전담 조직도 일본 본사 이사회 산하에 작년 말에서야 설치되는 등 내부 체계 정비 속도가 경쟁사 대비 뒤처진 상태다. 

넥슨 측은 “경영전략으로 ESG 경영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 ESG 강화 흐름에 등급 상향, 맏형 넥슨만 '열등생' D등급까지 받아

▲ 넥슨의 상장사 넥슨게임즈는 올해 ESG 평가에서 종합 C등급을 받았다.


최하위 등급을 받은 넥슨게임즈의 지배구조는 비슷한 규모의 게임사와 비교하면 단출하다.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500명에 이르지만 이사회는 단 3명으로 구성돼 있고, 이 가운데 사외이사는 1명뿐이다. 이사회 의장직을 핵심 경영진인 박용현 대표가 겸직하고 있으며 감사위원회나 사외이사 지원조직 등 조직도 갖추지 않고 있다. 

최근 업계 전반의 ESG 경영 수준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주요 5개사는 모두 올해 KCGS에서 종합 A등급을 획득했다. 과거 하위권이던 위메이드는 C에서 B+로 올랐고, 펄어비스도 B+ 등급을 받았다. 

넥슨은 글로벌 평가에서도 평가가 낮은 편이다. 

모회사인 넥슨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ESG 등급은 BB로 7단계 가운데 글로벌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0년까지 B등급에 머무르다 2021년 BB로 한 단계 오른 뒤 그대로 유지 중이다. 크래프톤(AA), 엔씨소프트(AA), 넷마블(A), 카카오게임즈(AAA) 등 주요 국내 기업들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차원의 ESG 규제가 강화되고 ESG가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게임업계에서도 새 화두를 따라잡기 위한 경영 혁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 역시 2026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했으며, 이 제도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