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사진)가 카나프테라퓨틱스 기업공개에 따라 이중항체 ADC 공동연구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ADC 분야에서 함께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카나프테라퓨틱스가 기업공개에 나서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올해 기업공개(IPO)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이중항체 기반 ADC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는 벤처기업으로, 10월17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제출했다.
GC녹십자는 2020년 시리즈 B 투자 라운드에서 신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여 약 50억 원을 투자해 카나프테라퓨틱스 지분을 확보한 뒤 2023년 19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전환우선주와 보통주 합산 10.09%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
GC녹십자로서는 카나프테라퓨틱스의 상장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백신·혈액제제 중심의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신약 분야로 확장할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ADC 기술과 후보물질을 외부 협력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GC녹십자는 2024년 11월 카나프테라퓨틱스와 이중항체 ADC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후보물질이 합의된 기준에 도달하면 GC녹십자가 옵션을 행사해 공동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카나프테라퓨틱스의 연구개발 속도가 기업공개를 계기로 빨라질 경우 GC녹십자가 개발 가능성이 높은 ADC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길이 열리게 된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롯데바이오로직스와 유한양행 등과도 ADC 공동개발을 진행 중인 만큼 기술력에 대한 시장 평가도 긍정적이다.
▲ 정재욱 GC녹십자 R&D 부문장(왼쪽)이 카나프테라퓨틱스와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이후 이병철 카나프테라퓨틱스 대표이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녹십자>
GC녹십자 입장에서는 재무적 측면에서도 기업공개가 도움이 된다.
GC녹십자는 최근 혈액제제 ‘알리글로’ 미국 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말에는 약 1380억 원을 투입해 미국 혈액공급 기업 ABO홀딩스를 인수했고, 캘리포니아·유타·뉴저지의 6개 혈액원 운영에 더해 텍사스 지역에 2곳의 신규 혈액원을 건설 중이다.
이처럼 투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카나프테라퓨틱스가 IPO에 성공하면 GC녹십자는 2대 주주로서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해 투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다.
실제 GC녹십자는 최근 이 같은 투자를 전개하며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GC녹십자는 2025년 9월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가 641억 원에 그친다. 물론 2024년 12월 말 226억 원에 비교하면 대폭 회복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부채도 4391억 원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추가 재원을 확보한다면 재무안전성이 더욱 튼튼해질 여지가 있다.
최근 기업공개 시장에서도 ADC 기업들이 높은 평가를 받는 흐름도 긍정 요인이다. 대표적으로 에임드바이오는 상장 과정에서 높은 몸값을 인정받으며 ADC 분야의 투자 기대감을 확인시킨 바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자금시장에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도 올해 바이오 기업들이 공모 흥행에 성공하면서 기대감이 높다”며 “이 같은 성공 사례들로 바이오 기업들이 줄줄이 기업공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