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 경쟁력 강화와 신약개발 성과로 시장의 낮아진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수익성 격차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신약 개발 성과 등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이다.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 경쟁력 강화와 신약개발 성과로 시장의 낮아진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6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 재상장 후 주가 흐름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인적분할로 거래정지되기 직전 시가총액은 각각 삼성바이오로직스 56조5천억 원, 삼성에피스홀딩스 30조4천억 원, 도합 86조9천억 원이었다. 그러나 2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삼성바이오로직스 76조4264억 원, 삼성에피스홀딩스 9조325억 원이 됐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주가는 재상장 첫 날에 이어 이틀 연속 급락했다. 26일에는 8.2% 상승 마감했지만 여전히 재상장 당시와의 격차는 크다.
이 같은 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된 흐름이다. 증권사들은 인적분할 비율이 순자산 가치 기준으로 산정된 만큼 에피스홀딩스의 초기 시가총액이 ‘부풀려졌다’고 지적하며 적정 시가총액을 10~12조 원으로 제시해 왔다. 그런데 현재 주가는 이마저도 밑돌며 에피스홀딩스를 향한 시장의 기대감이 낮음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안정적 수익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제품 출시 시점과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인식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대비 낮은 영업이익률이 인적분할 이후 부각되며 주가 약세 요인으로 지적된다. 별도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률이 40~50%대인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대에 머물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 성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점도 기업가치 재평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 김 사장은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으로 고한승 전 사장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 2대 대표이사가 됐다.
이에 삼성에피스홀딩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를 맡고 있는 김경아 사장의 책임도 무거워졌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으로 고한승 전 사장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 2대 대표이사가 됐다. 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중심 구조에서 신약개발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전환점에 있는 만큼 리더십이 더욱 주목된다.
김 사장은 바이오시밀러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약 개발 진척 등 핵심 성장 모멘텀을 달성하면서 적극적인 IR 활동을 통해 시장과 소통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까지 11개 제품을 상업화했으며, 이를 20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SB27) 이후 후속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다수 개발하고 있다.
또한 바이오시밀러 직판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일부 제품에 대해 직판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현지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유통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유사한 사업구조를 지닌 셀트리온은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직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기존 글로벌 파트너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직판과 자체 브랜드(PL)전략을 병행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브랜드 영향력을 확장하고자 한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SB12)•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SB16) 직판을 강화하고, 미국에서는 ‘제품별 전문 파트너 + PL’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신약 분야에서도 내년 임상 진입을 가시화하겠다는 목표다. 신약 기술 플랫폼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삼성에피스홀딩스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은 ADC•이중항체•펩타이드 중심의 플랫폼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ADC 신약후보물질은 올해 안으로 글로벌 임상시험계획(IND)를 제출하고 2026년 임상1상 진입을 목표로 한다. 프로티나와 함께하는 AI 기반 항체 구조 분석 등 신약 설계 기술 고도화 정부 과제를 통해서는 2027년 말까지 임상1상에 진입하는 신약 후보 물질 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관계자는 “에피스넥스랩은 소규모 바이오텍 모델로 신규 모달리티에서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여 자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거나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목표하고 있다”며 “조기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 등 투자금액 조기 회수 및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