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과거 성장을 이끈 성공 공식을 다시 한번 꺼내 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을 향해서는 국내에서 반도체 인프라 수주에 더해 중동발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에 반도체·중동 바람 불어올 조짐, 오세철 성공 공식 다시 한 번 더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20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2026년부터 삼성물산의 반도체 제조시설 공사 수주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AI(인공지능) 혁명이 가속화 하면서 반도체 산업이 활황을 맞고 있다. 반도체는 삼성그룹의 핵심 사업인 만큼 관련 투자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관련 민관 합동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일부에서 미국으로 투자 확대에 따라 국내 산업으로 투자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발언에 발맞춰 2030년까지 국내에 450조 원 투자 계획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거점인 평택캠퍼스의 2단지 5라인 공조공사 추진 등을 발표했다,

정부 역시 삼성을 비롯해 SK 등 국내 기업의 반도체 투자 움직임에 적극 호응하는 태도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계의 반도체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한 금산분리 요청을 놓고 “글로벌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게 진행되고 죽느냐 사느냐의 엄중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면 제조시설을 시공하는 것은 삼성물산의 역할이 된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기술 등 보안이 중요한 만큼 그룹 외부 기업에 맡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가 발주한 반도체 제조시설 공사의 수주를 바탕으로 2022~2023년에 성장에 크게 힘을 받았다.

삼성물산의 2022년 전체 수주 16조8천억 원 가운데 10조9천억 원이, 2023년에는 전체 수주 19조1천억 원 가운데 12조2천억 원이 삼성전자발 반도체 제조시설 수주일 정도였다.

이 대통령이 20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방문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한국과 협력 강화를 본격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삼성물산에 반가운 소식이다.

이 회장은 대통령 순방에 동행해 아랍에미리트에서 사업 참여 기회를 모색했다. 아랍에미리트는 한국과 AI, 에너지, 방산 등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원하고 있다.

칼리드 빈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자는 현지시각 19일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얼마 전 경주에서 한국인들의 멋진 창의력을 목격했고 이 대통령의 미래 기술 선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오늘 다시 아부다비에서 모인 것은 혁신, 인공지능, 청정 재생에너지, 지속가능 발전 등 분야에서 협력 의지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가 추진하는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는 삼성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에 반도체·중동 바람 불어올 조짐, 오세철 성공 공식 다시 한 번 더

▲ 삼성물산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 한국 최초의 해외수출 원전인 바라카 원전 등 시공을 맡았다.


아랍에미리트는 이전부터 삼성물산에 중요한 기회의 땅이었다.

삼성물산은 아랍에리미트에서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를 비롯해 한국의 첫 해외수출 원전인 바라카 원전 등 시공을 맡으면서 세계적 건설사로서 발돋움해 왔다.

삼성물산은 올해도 아랍에미리트에서 알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지속적으로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 사장은 2021년부터 삼성물산의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반도체 제조시설과 중동 지역 수주를 주도하며 삼성물산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삼성물산이 최근 들어서는 국내 도시정비에서도 적극적 움직임을 보여 왔으나 반도체 제조시설과 중동발 수주야말로 오 사장이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인 셈이다.

오 사장은 대표이사를 맡기 전에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ADIA 현장소장, 두바이 EXHIBITION 현장소장, 중동지원팀장, 플랜트PM본부장, 플랜트사업부장 등을 지내며 중동, 플랜트 분야에서 활약해 왔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