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후총회서 '탈화석연료 로드맵' 나와, 최종합의문 초안은 '자발적 참여'

▲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회의장에서 18일(현지시각) 탈화석연료 로드맵을 지지하는 국가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엔 기후총회에서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로드맵이 공개됐다.

18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현장에서 영국, 유럽연합(EU),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페루, 콜롬비아, 나이지리아 등 80개국이 넘는 나라들이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위한 로드맵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이번 COP30 최종 합의문에 로드맵을 포함시킬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티나 스테게 마셜제도 기후특사는 기자회견에서 "화석연료 로드맵을 지지하고 함께 협력해 계획으로 만들어보자"고 강조했다.

COP30에 참석한 환경단체들은 이들 국가의 결정을 지지했다.

제스퍼 인벤터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부프로그램 디렉터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것은 COP30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남반구와 북반구 국가들이 함께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요구하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유엔 기후총회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최종 합의에 포함하자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2023년 11월에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를 최종 합의문에 명시하자는 논의가 오갔으나 산유국들의 반대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포함시키는 것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협의가 추진됐으나 계획을 수립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COP30 주최국인 브라질도 화석연료 퇴출을 공식 의제에 포함시키는 것을 거부했으나 다른 국가들이 주도해 탈화석연료 로드맵을 수립한 것이다.

레이첼 카이트 영국 기후특사는 가디언을 통해 "COP28에서 우리는 화석연료 전환에 동의했지만 이를 이행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며 "탈화석연료 로드맵은 브라질이 주장한 '이행의 COP'에 가장 잘 맞는 주제"라고 강조했다.

브라질은 18일 오전 COP30 최종 합의문 초안을 공개했다. 해당 초안에는 탈화석연료 로드맵이 COP 참여국들이 가입해야 할 의무가 있는 조항이 아닌 자발적 선택지로 명시됐다.

가디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현재 화석연료를 향한 입장을 놓고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탈화석연료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브라질 내각의 여러 고위직들은 화석연료 채굴 확대를 지지하고 있다.

마리나 실바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가디언을 통해 "탈화석연료 로드맵은 기후위기에 대한 윤리적 해답"이라며 "모든 국가들은 이를 고려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