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악화한 보험업황 속에서도 투자부문에서 이익을 내며 실적을 방어했다.

하지만 본업인 보험사업 실적 회복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투자'로 실적 방어, 홍원학 이문화 '본업 경쟁력' 회복 고삐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남은 임기 동안 보험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특히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모두 임기 후반에 접어든 만큼 향후 연임 혹은 그룹 내 입지 강화를 위해서는 ‘본업 경쟁력 회복’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14일 증권가 의견을 종합하면 삼성생명은 보험이익 부진에도 투자이익 호조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순이익을 거뒀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부진한 보험 업황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투자손익 기반 이익 개선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보험업황에서 발생하는 여러 실적 훼손 요인들의 영향이 크지 않은 편”이라며 '업종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했다.

삼성생명은 3분기 누적 기준 보험부문 이익이 1년 전보다 7.9% 줄었다. 하지만 투자부문 이익이 11.9% 늘며 전체 순이익 확대를 이끌었다.

삼성생명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2조1171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순이익 1조7836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줄어든 다소 아쉬운 결과를 거뒀다.

투자부문 이익이 지난해보다 24.8% 증가하며 실적을 방어했지만, 보험부문 이익이 1년 전보다 17.8% 줄며 전체 순이익이 소폭 감소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에 따라 보험부문 타격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홍예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삼성화재는 예상보다 가파른 자동차보험손익 악화 추세에도 견조한 투자손익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모두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본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셈이다.

삼성금융네트웍스에서 보험사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두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 원 안팎으로 삼성금융 3분기 누적 순이익 약 5조 원의 80% 가량을 차지한다.

홍 사장과 이 사장 모두 2024년 선임되며 3년 임기를 부여받아 2027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앞으로 남은 임기 성과가 두 사장의 연임 여부와 그룹 내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바라본다.

실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모두 실적발표에서 보험본업 수익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짚었다.

삼성생명은 수익성이 높은 보험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삼성생명은 3분기까지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건강보험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하며 보험부문 이익 하락 폭을 줄였다.

기존에 생명보험사가 주로 취급하던 장기 종신보험 상품은 상대적으로 건강보험보다 금리민감도가 높고 신계약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평가된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투자'로 실적 방어, 홍원학 이문화 '본업 경쟁력' 회복 고삐

▲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투자손익으로 실적을 방어하며 보험손익 제고에도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훈 삼성생명 채널마케팅팀장은 13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건강보험 상품은 종신보험보다 금리 민감도가 낮아 금리인하 등 외부 요인 변동에도 안정적으로 신계약 CSM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4분기 이후에도 고수익 상품 위주의 판매 기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보험부문 실적에 미친 영향이 큰 손해율 관리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보험 등의 손해율 확대가 이번 보험부문 이익 감소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화재는 콘퍼런스콜에서 자동차보험 요율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료는 지금까지 4년 동안 동결 또는 인하되며 손해보험사 수익성에 부담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화재는 전날 실적발표에서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세를 올해 최대한 안정시키고 다음 해부터는 하락 전환하는 게 목표”라며 “상품을 기획할 때와 포트폴리오 목표를 정할 때 모두 손해율 관리를 최우선으로 의사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상품 라인업과 관련한 질문에는 “시장경쟁 측면을 고려해 차별화한 상품 개발에 힘쓰고 수익성이 양호한 종합형 상품 매출 비중을 높일 것”이라며 “사회환경 변화에 맞춰 보험료를 세분화하는 등 고객맞춤형 상품 제공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