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3월3일 열린 정보통신 박람회 MWC 현장에 삼성전자가 무선통신 관련 기기를 전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유튜브 영상 갈무리>
삼성전자는 최근 화웨이 제품 대체에 나선 통신사 보다폰으로부터 독일을 비롯한 유럽 지역에서 통신장비 구축 사업을 수주했는데 이러한 기회를 추가로 얻을 수 있게 됐다.
11일 블룸버그는 익명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에게 화웨이와 ZTE 장비를 통신망에서 강제로 없애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헨나 비르쿠넨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 해당 내용 법제화에 나섰다고 관계자는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권고안이 법적 구속력을 갖추면 이를 따르지 않는 회원국은 재정적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U가 지역 내 비회원국에게도 중국산 통신장비 사용 금지를 강제할 수 있는 조치를 고려한다는 내용도 블룸버그는 전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는 인프라 사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국가를 상대로 EU가 자금 지원을 끊는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EU는 2020년 사실상 중국산 장비를 겨냥해 ‘고위험 통신장비 사용 중단’ 권고를 내렸다. 미국 정부가 2019년 화웨이를 상대로 제재를 내려 이에 EU도 동참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에 백도어(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비)를 심어 경쟁국의 민감 정보를 빼낼 수 있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EU가 권고안을 각국의 재량에 맡긴 탓에 영국·스웨덴 등은 전면 금지, 스페인·그리스 등은 여전히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등 정책이 엇갈려 왔다.
최근 EU와 중국 사이 통상 정책과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통신 인프라가 안보 리스크로 떠올라 화웨이와 ZTE 등 제품 퇴출 논의까지 나온다는 배경을 블룸버그는 전했다.
EU 집행위 대변인 토마 레니에르는 블룸버그를 통해 “5G 통신 네트워크의 보안은 유럽 경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에릭슨과 노키아 든 현지 통신장비 업체는 물론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에도 반사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화웨이와 ZTE가 공급하던 통싱장비를 대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10월16일 통신사업자인 보다폰으로부터 유럽 지역 내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 공급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독일매체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는 업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보다폰이 중국 화웨이 기술을 삼성전자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통신전문매체 라이트리딩은 9월8일치 기사를 통해 “중국산 무선 접속망(RAN) 통신장비를 대체할 대형 업체는 에릭슨과 노키아 외에 삼성전자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