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GV60 마그마'로 럭셔리 전기차 진짜 승부, 포르쉐 타이칸 잡고 왕좌 오른다

▲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마그마 프로그램 첫 차로 고성능 준중형 전기 SUV ‘GV60 마그마’를 곧 내놓는다. GV60 마그마는 포르쉐 준대형 전기 세단 '타이칸', BMW 대형 전기 세단 'i7', 메르세데스-벤츠 대형 전기 세단 'EQS' 등과 함께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전기차로 세계 럭셔리 고성능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정 회장은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유럽 시장에서 럭셔리 카로 각인시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 현지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는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GV60 마그마’가 럭셔리 고성능차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입지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제네시스는 현지시각 20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브랜드 첫 고성능 전기차인 ‘GV60 마그마’를 공개한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3월 미국 뉴욕에서 ‘마그마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제네시스의 모든 라인업에서 품질과 성능을 극대화한 고성능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GV60 마그마가 그 첫 결과물이다.

GV60 마그마는 제네시스를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공들이고 있는 정 회장에 의미가 큰 모델이다.

현재 판매 중인 제네시스 라인업 가운데 가장 나중에 출시된 GV60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최초의 전기차 모델이자, 제네시스 첫 전기차였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럿 가지고 있던 GV60은 이번에 제네시스 첫 고성능 전기차라는 타이틀까지 추가하게 됐다.

유럽 소비자에 럭셔리차 브랜드로 인정받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페라리, 포르쉐 등 유럽에서 탄생한 럭셔리 브랜드들이 이미 여럿 있을뿐 아니라, 대부분 설립된 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네시스가 아직까지 유럽 등에서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가 약하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의선 'GV60 마그마'로 럭셔리 전기차 진짜 승부, 포르쉐 타이칸 잡고 왕좌 오른다

▲ 포르쉐 준대형 전기 세단 타이칸. <포르쉐코리아>


유럽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전기차 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현대차가 이미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5 N과 중형 전기 세단 아이오닉6 N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고성능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네시스 마그마 모델들로 럭셔리카 시장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GV60 마그마를 시작으로 제네시스 고성능 전기차들을 내세워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전기차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럭셔리 브랜드 전기차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모델은 포르쉐 타이칸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전기차 가운데 가장 빠른 차로 평가받는다.

타이칸은 2019년부터 생산된 준대형 전기 스포츠 세단으로, 포르쉐의 첫 순수 전기차다. 지난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됐다.

최고성능 트림인 터보GT는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555㎞, 론치컨트롤 사용 시 최대 출력은 1천 마력이 넘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제로백)은 2.3초다.

엔트리 트림인 베이스는 최대 출력 483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4.5초다.

BMW 대형 전기 세단 i7과 메르세데스-벤츠 대형 전기 세단 EQS도 럭셔리 브랜드의 최고급 전기차로 꼽히는 모델들이다.

i7은 2022년 출시됐다. 최상위 모델인 M70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391㎞, 최대 출력은 660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3.7초다.

2021년 출시된 EQS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VA가 처음으로 적용된 전기차다. 최상위 모델인 AMG 53 최대 출력은 658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3.4초다.

제네시스는 아직 GV60 마그마의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마그마 프로그램의 목표와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을 봤을 때 아이오닉5 N이나 아이오닉6 N보다는 더 뛰어난 성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5 N은 최대 출력 650마력, 제로백 3.5초라는 성능을 갖췄다. 아이오닉6 N의 최대 출력은 650마력이며, 제로백은 3.2초에 불과하다. 두 모델의 최대 출력과 제로백만 놓고 봤을 때는 포르쉐 타이칸 베이스 트림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GV60 마그마가 SUV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타이칸과 i7, EQS는 모두 세단 모델이다.

다만 최근 북미와 유럽 등에서 SUV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볼 때, 오히려 럭셔리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 갖출 것이라는 관측도 상당하다.

제네시스가 고성능 전기차 라인업을 모든 모델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G70과 G80, G90 등 제네시스 세단들도 고성능 마그마 브랜드로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