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탈출 한줄기 빛 '가디스오더' 40일 만에 폐관, 카카오게임즈 부진 터널 끝이 없다

▲ 가디스오더는 3일 공지를 통해 업데이트 중단을 알렸다. 사진은 가디스오더 홈페이지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게임즈가 기나긴 부진의 터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작 흥행이 절실했던 상황 속에 오랜 만에 출시한 신작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가디스오더’가 출시 40일 만에 업데이트 중단 사태를 맞으면서 사실상 서비스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가디스오더는 전날 밤 공지를 통해 “개발사 픽셀트라이브의 자금난과 경영상 문제로 향후 업데이트와 유지보수가 모두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예정돼 있던 5일 신규 캐릭터 ‘올렉’, 12일 대규모 업데이트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공식적으로 서비스 종료는 아니지만 추가 콘텐츠 공급이 불가능한 만큼 사실상 서비스 종료 수순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초기에는 ‘크루세이더 퀘스트’ 핵심 개발진이 참여한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으나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 하락세가 이어졌고 결국 개발사의 경영난이 겹치며 서비스 유지가 불가능해졌다.

초반 연구개발을 포함해 8년에 걸친 개발 기간과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를 고려하면 손실 규모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사인 픽셀트라이브는 이미 지난해 기준 영업손실 62억 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카카오게임즈는 “개발사의 갑작스러운 통보로 내부적으로 대응책을 논의 중이며,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점 운영을 중단했으며 환불 및 기타 문의는 고객센터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부진탈출 한줄기 빛 '가디스오더' 40일 만에 폐관, 카카오게임즈 부진 터널 끝이 없다

▲ 카카오게임즈의 신작공백이 길어질 전망이다.


‘가디스오더’는 카카오게임즈가 약 8개월 만에 선보인, 올해 몇 안 되는 신작 중 하나였다.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선보인 기대작인 데다 ‘크로노 오디세이’와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등 차기 대형 프로젝트가 2026년으로 연기된 만큼 실적 공백을 메울 핵심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 이후 뚜렷한 성공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퍼블리싱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이번 사태는 외부 개발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개발 리스크가 퍼블리셔 리스크로 전이된 상황으로 해석된다. 

카카오게임즈는 2021년 로드컴플릿과 가디스오더의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뒤 이후 신설된 픽셀트라이브를 통해 개발을 이어왔다. 

당초 2021년 출시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수차례 연기됐고 완성도 제고를 명분으로 2024년 9월에서야 정식 출시됐다. 그러나 흥행 실패와 개발 중단으로 이어지며 카카오게임즈의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 모두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또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 통보로 인한 보상과 환불 처리 등 금전적 책임이 유통사인 카카오게임즈 측으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회사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프로젝트 C’(서브컬처 육성 시뮬레이션), ‘크로노 오디세이’(MMORPG),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등 주요 기대작의 출시를 모두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마땅한 실적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도 매출 1249억 원, 영업손실 42억 원으로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