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우건설이 주택 사업 수익성의 우상향 기조를 토대로 실적 회복 기반을 마련했다.

주력 사업 호조에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내건 내실경영도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또다른 한 축인 안전경영은 연이은 국내 현장 사망사고에 여전한 문제를 안고 있어 실적 확대 기조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우건설 주택사업 우상향 재확인, 김보현 거듭된 사고로 안전경영 부담 커져

▲ 대우건설이 내실경영 토대는 마련했지만 안전경영에서는 여전한 문제를 안고 있다.


3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지난 1일 강원도 원주다박골 주택재개발 사업장에서 노동자 1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청업체 소속 50대 노동자 1명은 화물 적재 장비인 클램쉘 버켓에 깔리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고인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이번 사고를 매우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관계 기관 조사에 최대한 성실히 협조하고 중대재해 재발장치 대책을 수립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안전경영 부담을 다시금 안게 된 셈이다. 

대우건설에서는 지난 9월 경기 시흥 거북섬 아파트 현장과 울산 북항 LNG터미널 공사 현장에서 각 1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울산 북항 LNG터미널 공사 현장 사망자는 사고가 아닌 온열질환으로 추정된다.

실적 측면에서도 주택 부문 수익성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사장은 사고 여파를 면밀히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은 대우건설의 주력 사업으로 3분기 주택·건축 부문 3분기 매출은 4179억 원으로 전체의 65.9%를 차지했다.

주택·건축 부문 매출총이익률(GPM)은 3분기 11.5%로 두자릿수에 머무르며 10%에 못 미친 지난해 1~3분기와 대조적 흐름을 이어갔다.

대우건설 스스로도 올해 초 연간 전망을 제시하며 7% 후반대가 가능하다며 조심스레 접근했던 만큼 주력 사업의 개선세가 뚜렷한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고원가 현장이 준공되면서 원가율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 주택·건축 부문 매출총이익률은 4분기 연속 10~12%를 보였다”며 “수익 수준이 한 단계 올라왔음을 증명했고 여기에 자체 사업 분양으로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더욱이 대우건설이 해외 시장에서는 토목·플랜트 부문 일회성 비용에 주춤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현장의 사망사고 악재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

대우건설 3분기 연결 영업이익 566억 원으로 시장전망(855억 원)을 밑돌았다. 

이라크 현장 공기가 지연된 가운데 싱가포르 현장에 투입되는 원가가 늘었고 쿠웨이트 현장에서 보수 비용이 발생해 6백억 원 가량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대우건설 주택사업 우상향 재확인, 김보현 거듭된 사고로 안전경영 부담 커져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10월13일 서울 영등포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대우건설을 향해 안전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사장이 짊어진 부담이 무거운 것으로 여겨진다. 

과거 HDC현대산업개발이나 포스코이앤씨의 사례에서 보듯 사망사고 발생에 따라 주택사업의 공사가 지연되고 관련 당국의 행정 지도에 따른 사업 리스크로 인해 실적에 악영향이 커질 수 있어서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9월 국토교통부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사고 사망자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 동안 113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도 7월까지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우건설 현장에서는 이 가운데 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돼 10대 건설사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계 전반의 긴장감은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뒤 올해를 '산업재해 제로' 원년으로 삼겠다고 공언해 높아졌다.

국회는 올해 잇단 사고가 벌어진 10대 건설사 대표 여럿을 국정감사에 소환했고 김 사장도 포함됐다. 

김 사장은 지난 10월13일 국정감사에서 “과거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면하고자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장에서부터 실천적으로 가능한 안전대책이 무엇인가를 계속 고민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더 이상 중대재해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