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권재판소 "새로 화석연료 채굴하려면 기후영향평가 받아야", 추가 프로젝트에 제동

▲ 유럽인권재판소가 신규 석유 및 가스 채굴을 시행하기 전에 기후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진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위치한 유럽인권재판소.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법원이 새로운 화석연료 채굴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기후영향평가를 시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28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정부가 유럽인권협약을 준수하려면 신규 유전을 개발하기 전에 채굴될 석유와 가스가 미치는 기후영향을 평가해야 한다"고 판결했다고 그린피스가 전했다.

이번 판결은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지구의 벗이 10년 전에 노르웨이의 북극 석유 개발 정책이 인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소송의 결과로 나왔다.

다만 유럽인권재판소는 현재 노르웨이 정부가 프로젝트 시행 전에 기후영향평가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인권침해 소지가 없다고 봤다.

노르웨이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기후영향평가 때문에 현재 노르웨이 대륙붕 지역에서는 신규 석유 및 가스 프로젝트가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그린피스는 이번 판결이 향후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가속화할 수 있는 추가 화석연료 프로젝트를 차단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로데 플레임 그린피스 노르웨이 지부장은 "이건은 매우 큰 진전"이라며 "법원은 수년간 과학이 우리에게 알려준 것, 새로운 석유 및 가스전이 우리의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한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새로운 화석연료 프로젝트를 승인하기 전에 석유 및 가스 연소가 지구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상식이며 이미 오래 전에 이뤄졌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유럽연합(EU) 전체 차원에서 운영되는 법원으로 여기서 나온 판결은 노르웨이뿐 아니라 다른 회원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그루드 호데빅 로스네가르드 지구의 벗 노르웨이 대표는 "이번 결정은 기후책임을 확실히 하는 비약적 도약"이라며 "정부들은 더 이상 기후변화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석유와 가스 정책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판결은 노르웨이를 넘어 훨씬 더 광범위한 지역에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