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에서 공조시스템과 빌트인가전 등 B2B(기업간거래)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생활가전사업의 새 수익원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월30일부터 2월1일까지 열리는 북미 최대 냉난방기기 박람회 'AHR엑스포'에서 시스템에어컨 등의 공조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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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왼쪽)과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 |
AHR엑스포는 북미와 중남미지역을 포함한 글로벌 공조시스템 기업이 참여해 신제품을 공개하고 기술력을 소개하는 박람회다.
이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북미 현지기후에 맞춰 영하 25도의 환경에서도 완벽하게 동작할 수 있는 상업용 냉난방기기 신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 역시 기존 가전사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적용한 특화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점차 수요가 둔화하고 경쟁이 치열해지자 비교적 진입장벽이 높은 B2B시장에서 수요를 확보해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
B2B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출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현지업체 인수합병을 통한 유통망 확보를, LG전자는 부품과 완제품을 모두 공급하는 투트랙 전략을 경쟁력으로 앞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북미지역의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인수해 공조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8월에는 정통 가전업체 브랜드인 데이코를 인수해 북미지역의 B2B사업에서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데이코는 북미에서 빌트인 제품들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를 인수해 북미지역의 주택과 부동산 등을 중심으로 B2B 가전제품의 유통망을 올해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전자는 완제품에 이어 외부업체의 시스템에어컨에 사용되는 핵심부품도 직접 공급하는 전략으로 부품경쟁력을 앞세우며 B2B 가전사업에서 빠른 시장확대를 노리고 있다.
LG전자는 30여 종의 핵심부품인 컴프레서와 모터를 새로 선보였다. LG전자는 지난해 전체 컴프레서의 생산량 가운데 40% 이상을 외부에 판매했으며 올해는 컴프레서의 외부 판매비중을 더욱 늘리기로 했다.
LG전자의 핵심부품을 사용한 시스템가전의 판매가 확대될 경우 향후 자체 가전사업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LG전자의 차별화된 공조 솔루션과 부품경쟁력을 모두 앞세워 북미지역의 상업용 공조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북미지역의 공조시장에서 최근 3년 동안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했으며 법원 등 공공시설의 시스템에어컨 수주도 꾸준히 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세탁기 반덤핑과세를 부과받과 트럼프 정부에서 보호무역주의에 직면하는 등 북미 가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위기에 놓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B2B사업확대에 성과를 낼 경우 안정적인 공급처를 마련할 수 있고 브랜드이미지도 더욱 강화할 수 있어 가전사업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북미지역 특성상 주로 대형주택이 많아 시스템에어컨의 진입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북미 공조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새 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